[정년교수 인터뷰] 윤현주 교수(성악과)

▲ 사진: 까나 기자 ganaa@snu.kr

따뜻한 교육자이자 가곡 전문 메조소프라노로 숨 가쁘게 달려온 윤현주 교수. 그는 “퇴임 후에도 우리나라 음악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힘을 보태겠다”며 후학 양성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다.

윤 교수는 성악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무조건 음악이 좋았다”고 운을 뗀 그는 “혼자 노래를 부르고 있던 것을 우연한 기회에 고등학교 선생님이 들으시고 소질을 발견해 주셨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 두 달 전에서야 성악 공부를 시작한 윤 교수는 “운이 좋아 내 길을 극적인 순간에 찾게 됐다”며 성악과의 운명 같은 만남에 감사해했다.

남들보다 다소 늦은 출발이었지만 윤 교수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맨해튼 음대 성악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내외 오페라단의 주역을 도맡았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미국 유학시절의 첫 무대 「피가로의 결혼」을 꼽았다. 윤 교수는 “왕비를 사랑하는 캐로비노의 아리아는 아주 아름다웠다”며 자신이 꿈꿔오던 역할인 궁정 시종 캐로비노 배역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모두가 미국 학생들이 맡을 거라 생각했는데 날 뽑아줬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엔 그때의 설렘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한편 윤 교수는 교육자로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학생들을 우선으로 여기는 마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력에 앞서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늘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말을 꺼낸 그는 “교수일이 바빠 활발하게 무대에 서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짊어졌던 책임은 오히려 즐거웠다”고 말했다.

퇴임 후 계획을 묻자 윤 교수는 “보통 사람으로서 그동안 뒤로 미뤄왔던 일들을 하고 싶다”며 “오히려 더 바빠지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시 구절에 담긴 의미와 아름다운 선율이 주는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가곡에 대한 애틋함을 숨기지 않던 윤 교수. 이젠 자신을 위해 여유와 행복으로 가득한 노래를 불러나갈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