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한태륜 교수(의학과)

▲ 사진: 이혜빈 기자 beliveyourse@snu.kr

한태륜 교수의 연구실은 그동안 재활의학의 길을 갈고 닦은 그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었다. 그의 방 책장에 꽂혀 있는 많은 전공 서적들이 의학자로서의 그를 대변하고 있었다. 정년퇴임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 교수는 “그동안 훌륭한 의사로 지내온 것은 아닐지 몰라도 긴 시간 동안 의사로서의 삶을 별 탈 없이 지내온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 교수가 재활의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한 것은 80년대 초였다. 당시 재활의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분야였다. 그는 “그때만 해도 재활의학은 전문과목으로 인정받기 전이었기에 체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하며 “재활의학의 기반을 닦은 한 사람으로서 30년 전과 비교해 나아진 현실을 보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록 수입이 많은 학과는 아니지만 재활의학 자체에 흥미와 사명감을 갖고 재활의학에 몸담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기에 먼저 길을 개척한 사람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흔히들 재활의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고로 다친 부분이 제 기능을 하도록 물리치료를 하거나 재활훈련을 하는 것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한 교수는 재활의학의 세계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넓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흔히 재활의학을 사후 대처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재활의학도 예방의학으로서 아주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며 “노화에 따른 퇴화 속도를 늦춰 사람들이 최대한 오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이 예방의학으로서의 재활의학”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국내 재활의학계 1세대 의학자다. 그렇지만 그는 학자보다 교육자로서의 삶이 더 보람찼다고 말했다. 그는 “의과대 교수의 특성상 학부생보다는 전공의들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것 같다”며 “전공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좋은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내게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학들에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내가 재활의학의 세계에 몸담지 않았다면 의사 생활을 하면서 많이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다면 적어도 여러분이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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