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상(컴퓨터공학부 석사과정)
사진: 김희엽 기자 hyunkim416@snu.kr

302동이 위치한 ‘윗 공대’에서 만난 박수상 씨는 “학부는 서울대 농생대 08학번으로 농생대 학생회장을 맡았었고 열심히 놀다가 지금은 컴퓨터공학부 최적화 연구실에 들어가게 됐습니다”며 밝은 표정으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쳤다. 그의 ‘열심히 놀다가’는 학생회 경력 이후에 시작한 프로그래밍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에서의 활동과 이후 벤처 기업인 ‘라이크라이언’에서의 근무를 함축한다. 하지만 학부시절의 ‘재밌는 활동’을 거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 그의 얼굴에는 사뭇 진지함이 보였다.


다시 새내기가 된 기분을 묻자 그는 “아무것도 모르던 학부 새내기 때의 설렘과 같지는 않다”며 “마냥 즐거웠던 학부 생활과는 달리 현실적인 초조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런 저런 활동으로 인해 비교적 늦은 대학원 입학이 초조함을 더했다”고 덧붙인 그는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대학원에 입학하기까지 박 씨는 다양한 길을 걸어왔다. 학부시절에는 제29대 농생대 학생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당시 활동을 묻자 “학생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임기 중에도 각 과·반의 개강파티를 찾아다니는 등 직접적인 만남의 자리를 중요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만남들과, 학생회 사업을 기획하고 홍보하던 경험이 이후 그의 삶과 다른 활동들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독자들에게 “학생회를 하라”고 적극 권했다.


그의 다음 활동은 학부 전공인 동물생명공학이나 학생회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프로그래밍’이었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사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코딩*이 취미였다”고 고백했다. 학부시절에도 코딩으로 전공 공부에 도움이 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곤 했다던 그는 “학생회와 프로그래밍은 모두 주위 친구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해결하고자 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취미가 현재 학업에 가깝게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프로그래밍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에 들어가면서부터이다. ‘멋쟁이 사자처럼’은 프로그래머 이두희 씨(컴퓨터공학부 박사수료)가 비전공자들을 모아 프로그래밍을 교육하고 나아가 실생활에서 쓰이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동아리다. 이를 “꿈을 실현시켜 준 꿈의 동아리”라고 표현한 박 씨는 그 안에서의 활발한 활동 이후 몇몇 동아리 구성원들이 모여 설립한 벤처기업 ‘라이크라이언’에 입사했다. 현재 ‘라이크라이언’은 온라인으로 프로그래밍언어 교육을 진행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학교 바깥에서 많은 활동을 하던 박 씨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 공부에 열정을 쏟게 됐다. 그는 “서비스 제공과는 다른 심도 깊은 컴퓨터 공학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웹서비스를 제작해 런칭하는 것이 밖에서의 업무였다면 대학원에서는 알고리즘 쪽을 깊게 공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알고리즘은 프로그램의 연산과정이 프로그래밍 언어 등으로 서술된 것으로 이에 따른 연산 순서에 따라 연산의 속도와 결과의 오차가 결정된다.


지금껏 매번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경험을 쌓았던 그는 “기존의 많은 경험이 앞으로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동물생명공학전공과 학생회 경험 등이 이들과 엮인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했던 것처럼 지금까지의 경험이 앞날에 여러 선택지를 엮어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여전히 자신의 길을 탐색하고 있는 모습이 열정적인 새내기답게 느껴졌다.

*코딩 :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하여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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