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영 기자
취재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는 “가장 아름다운 화음은 불협화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본래는 조화되지 않은 음들을 조화시킬 때 새롭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음대 성악과에서는 그 표면적인 의미만이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악과 교수들 간의 불협화음으로 곡소리가 울려 퍼진 것은 지난해 2월 박세원 교수가 정년퇴임 한 후 그의 후임을 임용하고자 교수채용을 진행하면서부터다. 지난해 4월 채용과정에서 신 모 씨가 1단계 심사를 단독으로 통과해 최종후보로 임명됐지만 일부 교수가 지원자격미달을 거론하며 반대해 무산됐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공채에 신 씨가 다시 지원했지만 또 무산돼 현재 성악과는 교수 정원 8명 가운데 4명만으로 운영 중이다.

이로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학생들이다. 성악과 학생들은 전임교수 수의 부족으로 지도교수를 배정받지 못해 강사에게 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13학년도에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김인혜 전 교수 문제가 불거진 이후 1학년 때 지도교수를 배정받지 못한 채 무조건 강사에게 배워야 했다. 2학년으로 진학하며 지도교수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학생들은 전임교수 수의 부족으로 또다시 강사들에게 지도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만약 강사의 임기가 끝나면 또 새로운 강사를 만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성악과 한 학생은 “음대는 1:1 도제식 교육이기 때문에 한 선생님께 얼마나 오래 배우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아직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곧 새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한 교수는 제자 성추행 및 학력 위조 논란으로 인해 신학기 수업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기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에도 본부의 대응은 아직 두루뭉술하다.

현재 성악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우수한 교육 시스템 안에서 배우고자 적게는 11:1, 많게는 40: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 하지만 그들이 서울대 학생으로 재학하는 기간은 고작 몇 년 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미온적 반응이라면 많은 학생들은 혼란을 겪은 채 서울대 교정을 떠나게 될 것이다. 시급한 대책마련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기를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