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니 사상의 궁극적 목표는 개인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폴라니가 파시즘이나 국가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준거도 개인의 자유 보장 수준이었고 그의 ‘내적 조망’ 논의도 스스로의 독특한 ‘자유’ 개념에 바탕한 것이었다. 폴라니의 자유는 추상적인 사회과학 개념이 아니라 실존적이고 종교적인 숙고에서 비롯된 절박한 목표였다. 먼저 자유는 삶과 죽음에 관한 그의 실존적 성찰과 연관돼있다. 폴라니는 『햄릿』이란 책에서 그가 1차대전 참전 당시 ‘삶의 의미’에 대해 회의하던 나날들을 기록했다. 그곳에서 그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삶을 일구고 의연히 죽음을 맞은” 햄릿처럼 죽음 앞에 체념하지 않고 능동적인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는다. 이런 인식은 곧 당시 사람들의 자유를 제약하고 삶을 고통스럽게 한 ‘불행의 기원’을 능동적으로 찾아나서는 탐구로 이어졌고 시장사회를 파헤치는 계기가 됐다.


이런 폴라니의 자유 개념은 기독교 사상에 바탕을 둔 종교적인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폴라니는 유년 시절부터 엄격한 칼뱅주의에 기반한 양심과 도덕성에 익숙했으며 폴라니 스스로 자신의 사상을 ‘기독교 사회주의’라 명명하기도 했다. 폴라니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 속에서 모든 개인의 인격 하나하나가 우주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라며 신 앞에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자유롭다는 명제를 받아들였다. 폴라니는 나아가 개인의 자유를 ‘사회’와 다시 연결시키며 이때에도 기독교의 ‘도덕공동체’가 논거로 사용된다. 그는 “인류형제애의 교리는 개인의 인격이 공동체를 벗어나서는 실재적인 것이 될 수 없음을 뜻한다”며 개개인의 영혼이 공동체 속에서만 구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폴라니는 사회의 개입 혹은 계획 조치가 개인의 자유를 오히려 침해한다는 자본주의자들의 견해에 반박한다. 하이에크와의 논쟁에서 드러나는 이 문제는 자유의 본질에 관한 의문을 던져준다. 자유를 제도화한다는 것이 과연 자유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폴라니는 시장경제에서의 자유가 “동료들을 착취할 자유, 과다한 이익을 취할 자유” 등 소수의 특권에 불과한 것이며 인민을 위한 자유가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시장경제가 양심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단결의 자유 등 그 자체로 소중한 자유”를 남기기도 했다며 “우리는 우리가 창출하고 지키기를 원하는 만큼의 자유를 얻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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