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미안합니다. 강의실 사정 상 초안지를 다 받아줄 수가 없겠군요. 다음 학기에 들으시길 바랍니다.”

개강 첫 주, 경제학부 전공필수 수업의 교수님께서 초안지를 들고 찾아온 학생들 앞에서 하신 말씀이다. 이러한 경제학부 전공과목의 ‘수강신청 대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먼저 전공 진입 시스템이 바뀌면서 경제학부의 정원 자체가 크게 증가했다. 가령 2009년 전공진입생은 160명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전공예약생 108명에 105명이 진입하면서 전체 213명으로, 50명이나 증가했다.

여기에 자유전공학부가 생겨났다. ‘경제학부 서포터즈’에서 발간하는 「경우」 기사에 의하면,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4분의 1 이상이 경제학부를 선택했다고 한다. 복수·부전공 수요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5년 사이에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한 학번에 100명가량 증가한 셈이다.

이는 전공과목 수요의 폭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 학기 2학년 전공과목의 수강신청은 거의 전쟁이었다. 그럼에도 전공필수 및 전공선택 과목 충원은 미비하다. 올해 경제학부의 전공필수과목 개설 현황은 5-6년 전에 비해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그만큼 늘어나지 못하니, 수강신청은 날로 어려워지고 전공수업은 점점 더 대형화될 수밖에 없다. 경제학부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수환
경제학부·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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