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준석 교수
산업공학과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대학의 보편적인 3대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1)교육 2)연구 3)봉사이다. 이러한 3대 요소는 대학을 대학답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서, 대학을 대학답게 하는 대학의 구성원이 교수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학의 주인공인 학생과 또 그 조력자인 대학의 직원 모두에게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 짧은 시평을 통하여 그러한 대학의 3대 요소의 현실적 이해를 위한 우리 대학의 모든 사람들이, 또 그중 이제 새롭게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대학 새내기들이 특별히 생각해 보아야 할 대학에 관한 중요한 세 가지 철학적 질문 1.우리는 왜 대학에서 사는가? 2.우리는 왜 대학으로 사는가? 3.우리는 왜 대학을 사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로 하겠다.
 
1.우리는 왜 대학에서 사는가?=우리 대학 새내기들이 그간 지나온 초. 중. 고등학교라는 배움의 공간들과 달리 대학은 분명 인간의 삶의 총체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대학의 정체성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철학이 담겨있다. 대학 이전에 학교나 학원이라는 공간이 실질적인 사회의 주체적 구성원을 준비시키는 주변인들의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면, 이와 달리 대학은 주체적 구성원들의 실질적 삶의 공간이다. 즉 대학은 더 이상 또 다른 사회를 준비하는 양성소가 아닌 하나의 큰 사회 자체로서 자기 자신의 개인의 틀을 벗어나 모든 인류와 우주의 성숙과 발전을 기하는데 교육, 연구 그리고 봉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책임을 지니고 있는 한 사회적 집단으로서의 삶의 장이다. 지금 새내기로 살고 있는 신입생은 물론 대학에서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분명 지금 이 순간도 이러한 중요한 사회적 책임과 그 실천 때문에 이 대학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2.우리는 왜 대학으로 사는가?=우리 모든 인류사회, 특히 우리나라는 교육의 혁신이라는 말을 오랫동안 거듭해왔다. 하지만 배움에 있어서의 경쟁적 문화는 초. 중. 고등학교와 학원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학에서도 아직까지 되풀이 되고 있다. 약 30년 전 내가 대학에 처음 다니던 그 시절처럼 여전히 현재의 대학생들은 대학에 와서도 사설 어학학원과 고시학원 등을 다니면서 그 낡은 방식의 배움의 길들을 계속 하고 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해 알려진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2013년 70.7%)의 대학 진학률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의 많은 대학생들은 또 다른 대학 밖의 교육에 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고 또 그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대학은 그 이름처럼 큰 배움을 그 삶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명예임과 동시에 사회 정체성이다. 그리고 그 큰 배움은 기존 사회의 기성세대 어느 누구에 비해서도 더 크고 탁월한 규범적, 인성적, 지성적, 도전적, 이성적 인격체로서의 정신과 실천을 삶에 담아 자기만이 아닌 다른 모든 이의 사회와 그 옳은 유익을 위해 살아가는 대학으로의 특별한 삶을 의미한다. 이러한 대학으로의 삶의 요구는 대학에 있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대학 이후가 아닌 바로 지금 대학에 살며 대학으로 살면서 부터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대학의 존재론적 철학이며 왜 대학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3.우리는 왜 대학을 사는가?=우리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학생, 교수, 교직원 모두가 왜 대학에서 살며, 또 왜 대학으로 사는가에 대해 바로 알고 또 그렇게 실천하며 살았다고 하더라도 이 마지막 질문, 즉 왜 대학을 사는가에 대한 깨달음과 그 삶의 실천 없이는 모든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다. 철학에 ̒철학을 한다̓ 라는 말을 ̒철학 자체가 삶이어야 한다̓로 비유한다면 ̒대학을 산다̓ 라는 말은 ̒대학 자체가 삶 또는 삶 자체가 대학이어야 한다̓라는 말과 통한다.
 
대학의 3대 요소인 교육과 연구와 봉사는 그 실천적 목적을 인류사회의 주체이며 동시에 구성원이기도 한 인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우리 모든 인류의 더욱 더 인간다운 삶과 그 삶의 성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살고 대학으로 살며 대학을 사는 대학의 구성원으로서의 우리 자신은 분명 우리사회에 대하여 더욱더 인간다운 삶과 그 성숙의 모범이 됨과 동시에 그 사회를 위하여 옳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정의롭고 창조적인 인간으로서 항상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왜 대학을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이해와 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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