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범 석사과정
(산업공학 전공)

학부생 시절에는 대학원 진학, 취업 등을 할 때 어느 정도 이상의 학점을 요구하기 때문에 학점 관리와 수업 참여에 대한 동기 부여가 존재했다. 그러나 대학원생에게 갖는 수업의 중요성은 일종의 ‘제도’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지 수료와 졸업을 위해 학점을 채우기에 급급한 경우도 많고, 심화 전공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기 위해 온 대학원에서 ‘제도’적 원인으로 인해 관심 없는 분야의 수업을 들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수업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학원에 처음 들어오게 되면 연구해야 할 분야에 대한 기본 이론이나 지식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논문을 접하거나 해당 분야에 가장 유명한 책을 보면서 이론을 습득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그 분야를 이미 접해 박사를 취득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신 교수님의 수업을 들음으로써 더 빨리 해당 분야의 기본 이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수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때가 있다. 특히 이공계열의 경우 자신의 분야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다른 분야나 전공에서 비슷한 문제를 이미 해결한 경우가 많고, 이를 적절하게 적용해서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공학적 문제를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이렇게 대학원생에게도 수업이 갖는 의미는 적지만 존재한다. 하지만 수업 이외에 개인 연구와 공부나 프로젝트, 그리고 조교 업무에 시달리는 대학원생들에게 수업의 의미가 좀 더 가치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수업의 의미를 대학원에 들어와서 키워야 할 많은 능력 중 2가지인 연구 능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학원생에게 연구는 보통 여러 사람보다는 소규모 또는 개인이 지도교수님에게 가르침을 받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 수행은 연구와는 조금 다르게 3~4인 정도가 같이 각자의 일을 분담하여 정해진 기간에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대학원 수업이 학부 수업과 다르게 차별화되어 있지만, 아직도 학부 수업과 다를 바 없이 중간, 기말고사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는 수업이 많다. 그보다는 해당 수업 분야의 최신 이론이나 중요한 이론을 다룬 논문들을 소개하고 자신이 이러한 이론이나 기술들을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적용해보는 방식이나, 팀을 정해 새로운 문제를 찾고 그것을 수업에서 배운 지식들을 활용해 해결하는 방식의 수업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어떨까?

또한, 본인과 다른 전공 또는 분야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비록 다른 분야의 수업이지만 그 분야의 이론과 지식을 응용하여 자신의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얻게 될 기회를 제공한다면 대학원생에게 수업이 갖는 의미는 더욱더 가치 있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수업에서 다루는 개념과 이론을 다른 전공과 분야에 적용해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거나 난제를 해결한 사례들을 소개한다면, 다른 전공의 수강생뿐만이 아니라 해당 전공의 수강생 또한 틀에 박히지 않은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계기를 수업에서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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