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들어『대학신문』을 예전보다 더 꼼꼼히 읽고 있다. 대학원 생활이 조금 몸에 익어 이제는 내가 몸담은 곳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난 탓일게다.『대학신문』이 아침마다 배달되는 OO일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매일 인쇄되는 일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만 발간되는 주간신문이라는 것. 이 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대학신문』을 읽다 보면 답답함에 숨이 찬다. 특색 없는 기사들, 빽빽한 지면 탓이다.

기사들이 특색이 없다는 것은, 시간을 쪼개 취재를 하고 글을 쓰는 학생 기자들의 노고를 깎아내리려는 표현은 아니다. 독자의 눈에 비치는『대학신문』의 기사가 어떨까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대학신문』의 기사들 대부분이 1/2페이지 이상으로 비슷한 분량이다. 이 때문에 주제의 중요성이나 시의성에 대한 고려 없이 지면을 배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난 1874호에는 교육환경개선협의회(교개협)에 대한 기사 맞은 편에 총학생회(총학) 재선거 공동정책간담회에 대한 내용이 비슷한 분량으로 실렸다. 하지만 총학 재선거는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저조한 관심을 반영하므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교육환경의 개선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개협에 대한 내용은 위원들의 말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결정된 사항을 중심으로 간추리고, 총학 재선거 공동정책간담회에 대해서 보다 충실히 다루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시각적인 답답함에 한 몫을 더하는 것은 기사의 구성이다. 지금의『대학신문』은 사진이나, 그림 또는 표 같은 것들은 정말 부수적인 역할을 하고 대부분의 내용이 줄글로 표현되고 있다. 예를 들어 1874호의 ‘서울대인을 위한 정신건강 종합 보고서’는 기사에 여러 설문 항목들과 수치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설문지의 내용이나 응답 결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그림이나 그래프는 보이지 않는다. 줄글로 가득한 기사들을 읽다 보면 호흡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논지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듬성듬성 읽게 된다. 이렇다 보면 기자들이 땀 흘려 쓴 기사들이 다 읽히지 못한 채 버려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기성 언론은 좋은 벤치마킹의 상대가 될 수 있다. 예컨대 길이가 긴 기사 뒤편에는 조금 짧은 길이의 기사들을 배치하거나, 글보다는 도표나 사진이 주가 되는 내용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또는 1면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대학신문』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알찬 기사들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알차고 훌륭한 기사들이, 반드시 완성도 높은『대학신문』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와 더불어 해당 이슈의 중요도,『대학신문』의 입장을 반영하여 지면을 할당하거나 기사를 배치함으로써 신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대학신문』의 알찬 기사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려면, 내실 있는 기사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문 전체의 구성과 디자인을 아우르는 보다 전체적인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재원
보건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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