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과 개혁의 경계선에 선 쿠바
평등과 개혁의 경계선에 선 쿠바
  • 박치현 기자
  • 승인 2014.04.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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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경제적 사회적 변화와 사회주의의 미래

동구권의 붕괴와 더불어 쿠바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은 우리에게 새로운 쿠바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기획한 『쿠바: 경제적·사회적 변화와 사회주의의 미래』(이하 『쿠바』)는 ‘라틴아메리카 지정학’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이 책은 21세기에 몇 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쿠바의 변화를 집중 조명한다. 『쿠바』는 ‘쿠바의 경제 사회적 조건’을 주제로 한 1부와, 이를 토대로 해 ‘쿠바 변화의 방향’을 다룬 2부로 구성됐다. 각 부는 김기현 교수(선문대 스페인어중남미학과)의 논문 외에 그가 번역한 여러 논문과 기사들로 이뤄져 있다.

1부의 논문들은 쿠바의 변화를 각종 통계를 이용해 설명한다. 동구권의 붕괴와 미국의 제재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쿠바는 각종 개혁조치를 통해 시장의 역할을 증가시켜 위기를 타개하려 했다. 실제로 책에서는 이런 개혁조치에 힘입어 관광 부문이 성장하고 의료서비스의 수출 등으로 서비스 부문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쿠바의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인플레이션과 불평등의 확대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이어 2부는 쿠바가 겪는 변화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들은 쿠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경제정책, 대미관계, 이주문제 등 다양한 범위에서 논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제 유지의 측면에서 쿠바로부터 다른 국가로의 이주는 크게 제한되지만, 이주민들이 국외에서 쿠바의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달러는 가계 소득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쿠바의 경제·정치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변화가 내재적인 요소에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바』는 쿠바가 전반적인 변화의 물결 속에서 현재 직면한 이런 과제들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이는 쿠바의 혁명과 사회주의 체제나 쿠바가 가진 선진적인 의료체계만을 다룬 이전의 책들과 구별되는 점이다. 쿠바는 더는 사회주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으면서도 불평등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율적 시장체제로 곧바로 이행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그런 딜레마가 부여하는 어중간한 위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벗어난 새로운 대안체제를 탄생시킬지도 모른다. 과연 쿠바는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 결과를 엿보고 싶은 독자들은 『쿠바』를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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