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장애인과 예술’ 연재기획을 통해 지체장애인 극단,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중도 절단장애인 영화감독을 비롯한 많은 장애예술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휠체어를 타는 등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거나 비장애인만큼의 사고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도 했지만 자신의 예술분야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었다.

장애예술인들에게 예술이란 도전 그 자체였다. 몸이 뒤틀려 발성이 제대로 되지 않던 배우는 재활치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발성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지적장애인 연주자들은 자신의 악기를 익히고, 하나의 곡을 익히는 데 비장애인보다 세 배 이상의 시간이 들었다. 의족을 착용한 영화감독은 영화의 소중한 한순간을 프레임에 담기 위해 의족 착용부위가 저린 것도 모른 채 촬영에 임했다.

인터뷰를 했던 장애예술인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어려움만 토로했던 것이 아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우리의 작품을 보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감동을 느끼는 것도 좋다”면서도 “노력으로 빚어낸 예술적인 결과물이 나왔음을 더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예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시선은 싸늘하다.

기자 또한 10년 동안 장애예술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단순히 장애라는 이유로 공연 요청이 취소되고, 관객들의 조롱을 받은 경험이 비일비재했다. 이상재 교수(나사렛대 관현악과)는 “장애와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예술을 향유할 권리를 가지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못하다”며 “여건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으로서 예술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에 대해 한 예술가는 “마치 어두운 터널을 하염없이 걸어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지금까지의 예술인의 길도, 충분한 예술 활동 지원이 되지 않는 앞으로의 미래도 모두 어둡다는 것이었다.

이번 연재기획에서 다뤘던 예술인들처럼 장애인들도 충분한 시간과 지원이 있다면 전문적인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예술지원사업은 하나뿐이고, 장애예술인 전용 공연장도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때문에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예술 활동을 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지난 2010년 한국장애인예술협회에서는 ‘장애인 문화예술인 총람’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장애예술이 발전하는 시대가 될 것을 선언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장애예술이 나아갈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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