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살아 숨쉬는 자연
도심 속에서 살아 숨쉬는 자연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4.05.24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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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빠른 변화에 지친 도시인들은 건강을 돌보고 여유를 찾음과 동시에 도시 생활환경 악화로 인한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관심 속에 내 손으로 가꾼 농산물을 우리 가족에게 공급하고, 우리가 사는 생활공간을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도시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농업’이란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 것으로, 이를 통해 대기 정화, 공동체 문화 형성, 정서 함양 등 다원적 효과를 도시에서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곧 도시농업을 통해 도시 환경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고, 지역공동체 결성의 마중물이 돼 유대감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신선한 농산물을 맛볼 수 있어서 농업에 대한 도시인의 인식 전환을 이룰 수도 있다. 『대학신문』은 우리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텃밭

도시 공동체 텃밭은 개인적 도시농업이나 주말농장의 도시농업과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땀 흘려 건강한 먹을거리를 재배한다는 성취감과 안전한 식량 확보, 안정적인 식량 공급, 환경을 보호하는 등 큰 맥락은 같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공동체 텃밭은 이웃 간의 소통으로 강한 연대감을 촉발한다.
(1) 여성환경연대가 홍대 지역 주민과 예술가, 청년들과 함께 가톨릭청년회관의 옥상에서 시작한 ‘홍대다리텃밭’은 대표적인 도심 옥상 텃밭이다. 이곳에서는 커피자루, 가죽가방, 장독대 뚜껑, 채반 등 개성 넘치는 흙 주머니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홍대다리텃밭에서는 밭에서 재배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작물이 재배된다. 이렇게 수확한 작물은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보이는 근처 카페에 납품도 하고 있다. 텃밭 멘토인 이보은 씨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서 재료를 받아 오기 때문에 유통비용이 없고, 얼굴을 맞대며 거래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따라서 생산자는 더욱 신경을 써서 작물을 키우게 되고, 소비자인 카페에서는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2) 기숙사 쪽을 지나가다 보면 다양한 채소들이 자라고 있는 텃밭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텃밭은 서울대 채소농장 동아리 ‘스누팜(SNU Farm)’에서 운영하고 있다. 2011년 농생대 '채소학 및 실험'수업의 한 프로젝트로 가꾸어진 텃밭을 스누팜이 물려받은 것이다. 텃밭 활동을 통해 학내 구성원에게 질 높은 여가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함께 가꾸는 농장’으로 구성원들 간의 유대감과 커뮤니케이션을 증대시키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 앞으로 이 활동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이 자신이 생활하는 학교에서 농사를 직접 접하고 나아가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될지 기대된다.

 

 

미래 도시농업 ‘식물공장’

만약 비닐하우스에 있어야 할 각종 채소, 과일이 서울 한가운데 있는 큰 빌딩 안에 재배되고 있다면 어떨까? 흥미롭게도 이런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도심 속의 농장 ‘식물공장’이다. 식물공장이란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환경요소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미래 농업시설이다. 식물공장의 식물은 토양에 뿌리를 내리는 대신 뿌리를 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양액(養液)을 직접 공급받고, 따뜻한 태양 대신 광합성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파장의 LED 조명 등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는다. 또한 밀폐된 공간 안에서 키워져 병충해가 없고 안정적인 자동 시스템 덕분에 빠른 생장과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식물을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재배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슬로우 푸드가 대세인 요즘 식물을 빠르게 생산하는 식물공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기도 하다. 더구나 식물공장은 초기 시설비가 많이 드는 까닭에 일반적인 농가는 식물공장에 진입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대기업 위주로 산업이 재편돼 대기업들이 식량생산을 주도하게 되고 일반적인 농가는 더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식물공장이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문제와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식물공장이 미래 도시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도시양봉

 

아인슈타인은 “지구 상에서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는 4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재배하는 1,500종의 작물 중 30%는 꿀벌이나 곤충의 가루받이가 필요하다. 꿀벌이 사라지면 농산물의 양과 종류가 줄어들고 인류는 당장 식량부족에 직면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의 개체 수가 최근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꿀벌을 지키기 위해 도시양봉 프로젝트를 진행 하는 ‘어반비즈서울(Urban Bees Seoul)’이라는 단체가 있다. 흔히 양봉을 꿀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도시양봉은 꿀이 주된 목적이 아니라 도시 식물들의 수분을 도와주고, 꿀벌이 자랄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며, 벌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도시양봉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도시양봉 외에도 도시환경 개선과 생태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교육, 문화 콘텐츠, 꿀 판매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명동 유네스코회관을 비롯해 한강 노들텃밭, 은평구 갈현텃밭 등 서울 시내 7곳에 벌통이 설치돼 있으며, 도시 양봉자를 키우기 위한 교육도 진행 중이다. 어반비즈서울 박진 대표는 “도시양봉은 생태계를 살리고 도시와 자연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길”이라며 “벌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도시 양봉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마르쉐@혜화 장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매월 둘째 주 일요일마다 시장이 열린다. 바로 ‘마르쉐@혜화’. 시장, 장터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Marche’에 장소 앞에 붙이는 전치사 ‘at(@)’을 더해 어디에서든 장터를 열 수 있다는 의미다. 마르쉐@혜화는 도시 농부와 요리사, 예술가 그리고 시민이 모여 ‘마르쉐 친구들’이라는 모임을 결성해 먹을거리에 대해 고민하면서 탄생했다. 자신이 기른 작물과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유통 과정이 투명한 제품을 구입하는 유통 판로일 뿐 아니라 음식을 매개로 교감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장이 열리기 전 출점할 농부, 요리사, 아티스트들을 일일이 만나 얼마만큼 진정성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상품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출점자 수도 제한하고 있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난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차린 요리사들의 음식은 장터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장터에서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사람들이 직접 그릇과 수저를 가져와 음식을 받아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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