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정세원 기자 pet112@snu.kr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서울 지역 16개 대학 학보사 연합이다. 우선 학보의 주 독자인 20대 그리고 대학생에게 본인을 소개해달라=정몽준은 ‘정을 몽땅 준 사람’, 별명인 ‘알부자’는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고 설명을 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어떻게 제한된 조건 내에서 그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할 수 있을지 배웠습니다. 그리고 워싱턴의 존스 홉킨스 대학원에서 국제정치, 미국의 외교, 일본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지난 1차 핵시대, 냉전이 평화롭게 끝났던 이유는 각국의 핵무기에 의한 힘의 균형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여러 나라가 핵무장을 하고 있으며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핵무장입니다. 전 세계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가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아버님은 강원도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해 사업으로 성공하셨고 88 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이셨습니다. 그리고 저도 2002년 월드컵 때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복지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1977년, 아버님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세우셨고 그 재단에서 아산병원을 건설했습니다. 지금 저는 그 재단의 이사장으로 있습니다.

◇정 후보가 대학에 다니던 70년대의 대학생활은 지금과 많이 다를 것 같다. 정 후보의 대학생활은 어떠했는지 알고 싶다=중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독일어에 흥미를 느껴 독일문화원에서 공부했는데 당시 본고사에서 독일어는 거의 만점일 정도였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ROTC 훈련을 받는데 몽둥이찜질을 당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ROTC를 13기로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돼 2년 4개월 동안 복무하고 예비역 중위로 만기 전역했는데 이것이 제 국가관과 안보관을 기르는 계기였습니다. 제 큰 아이도 저를 따라 ROTC 43기로 임관해 군복무를 마쳤습니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가장 대학생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만큼,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대학생 주거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중앙정부의 대학생 주거 정책에 대한 정 후보의 생각은 무엇인가=시장이 된다면 추진할 주거 정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의 대학생이 50만 명 정도인데 수도권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13.5% 정도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학 부지가 개발 제한구역으로 분류돼서 학교 안에 여유 부지가 있어도 기숙사를 못 짓는다고 합니다. 개발제한구역을 완화해서 대학 안에 더 많은 기숙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또 임대주택을 10만 호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 중 2만 호 정도는 원룸형 기숙사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대부분 대학생은 원룸 등 임대주택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일부 학생단체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외에 대학생들이 주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는가=현재 서울시에서는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120 다산콜센터의 뉴타운 척척박사 등 다양한 관련 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분절로 인해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다양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주거지원 정보센터’를 만들 계획입니다. 대학생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탈북정착민과 외국인들의 주거문제도 지원할 생각입니다.

◇새누리당에서 발표한 청년 정책에서는 대학생 주거문제의 원인을 공급 부족이라고 진단하고 다양한 주거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지역 대학생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 후보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기존 정책과는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다=학교 바깥에 부지 확보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안에 여유 부지를 갖고 있는데 도시 계획에 맞지 않아 기숙사를 못 짓는 상황이므로 도시 계획을 변경해 학교 안에 많은 기숙사를 공급하고 10% 수준에 불과한 기숙사 수용률을 20%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정 후보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 질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등록금 수준이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며 동시에 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현재 4년제 대학의 1년 평균 등록금이 660만 원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 쉽지 않은 부담입니다. 국회의원들은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면 대학이 다 환영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반값등록금을 좋아하는 대학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립대에 반값등록금을 시행했는데, 서울시립대 교수를 만나보니 반값등록금 정책 시행 이후 대학 재정이 나빠져서 대학 교수 연구비가 20~30만 원가량 깎였다고 합니다. 교수 월급이 500~600만 원 되는데 월급이 깎인 겁니다.

반값등록금에 대해 학생분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좋아하겠지만, 저는 우리나라 대학을 최고의 지성이라고 하는데, 표현을 반값등록금이라 하니까 최고의 지성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반값등록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고의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인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많이 훼손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등록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도 큰 문제지만, 그것보다는 기숙사 문제를 해결해주고 장학금을 더 많이 주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프랑스나 독일은 등록금이 면제되고, 미국은 정반대로 하고 있는데, 미국의 대학은 좋은 대학이라고 많이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기 소르망도 미국을 항상 칭찬합니다. 미국은 좋은 대학이 많이 있어서 대학의 힘으로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것입니다. 등록금은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지만 등록금만 갖고 하지 말고, 장학금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반값등록금으로 인한 서울시립대 예산 감소 문제가 제기된다. 서울시장이 될 경우 서울시립대 등록금 정책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반값등록금에 따른 예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서울시립대에 중요한 문제가 많은데, 저는 등록금 문제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젊었을 때 1년은 나이 들어서 10년하고 같다고 합니다. 4년이라는 시간을 대학에서 보낸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4년 동안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그 시간이 등록금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자라는 얘기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시장이 된다면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문제, 장학금 문제는 학생들, 교수들과 상의하고 좋은 공감대를 형성해서 해결하겠습니다. 물론 커다란 원칙은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예측 가능하게 하고, 갑자기 부담이 늘어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 후보께서는 공공기관 이전 부지에 벤처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제시하신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부지 매입을 위해 7조 원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지 설명해주시기 바란다=내년과 후년에 서울에 있는 100여 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82만 평의 부지가 생깁니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서울에서 행정 및 공공업무, R&D 분야 등의 다양한 기능이 유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이전 기관이 비용 확보를 위해 수익 중심으로 매각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됩니다. 정부와 협의해서 서울시 차원에서 이 부지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창조산업과 벤처 산업단지를 조성할 생각입니다. 그 재원은 서울시가 매년 1,000억 원 정도의 부지를 매입해 창업보육, 기업지원시설 입주 등 선도 사업을 시행하고, 민간 개발을 유도해 지식 산업센터를 유치하는 것으로 마련할 생각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서울시 외곽 지역에서 한 시간 이상 걸려가며 통학을 하고 있다. 통학시간과 직장인 출퇴근 시간이 맞물려 교통 문제가 계속 제기된다. 정 후보는 서울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계획하고 있나=광역버스의 수요자는 학생들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증차의 수요 필요성이 있다면 저는 굳이 증차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서울과 경기도의 교통량이 많은 상황인데, 필요하다면 대중교통 수단의 개발은 좋은 방법입니다. 제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신촌 및 경춘선 철도 인근 ‘대학문화 관광특구’ 지정 및 대학 밀집지역을 활성화시킨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대학문화 관광특구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또한 정후보가 제시한 20~30대 중심의 새로운 문화상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을 듣고 싶다=관광의 핵심은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을 보는 데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보스턴은 구경할 게 없는 작은 도시인데도 관광도시로 유명합니다. 하버드와 MIT, 명문 대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의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젊은 학생들과 교수들이 교류하는 모습이 많은 관광객들이 보스턴을 찾도록 합니다. 신촌지역에도 이화여대,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 등 많은 대학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서울의 중요한 관광자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신촌, 안암동 등 대학 밀집 지역의 토지를 조금 매입해서 그 지역을 아름답게 조경한다면 서울 최고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의 문화 예산 비율은 현재 2.2%까지 줄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최소한 3%까지 올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부나 서울시가 문화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시가 할 일은 젊은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게 예산을 지원하고 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규제 완화는 세월호 참사와 같이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해 정 후보의 의견은 어떠한지, 서울시장이 될 경우 서울시 내부의 규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설명해달라=공무원에게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면 법에 저촉하는 부분이 없을지라도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합니다. 이는 불합리한 일입니다. 지역구인 동작(을) 지역에 있는 남성초등학교가 높은 축대 위에 있는데, 운동장 부지 지하를 개발을 해서 주차장, 아이스링크 등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정부는 돈이 안 들고, 지역 주민은 좋은 시설이 들어오는 데다가 건설비용도 많이 안 들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이 현행법에 위반되는 부분이 없는데도 담당 부처에서는 현행법에 위반되고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박근혜정부의 캐치프레이즈가 창조경제입니다. 창조경제를 하는데 어떻게 전례를 찾을 수 있습니까. 이것이 바로 규제입니다. 많은 규제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지역 대학생 그리고 20대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일반 서민의 어려움을 모른다고 비판합니다.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분은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했고 어떤 분은 그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민이 갈라진다면 이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치에는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도 있고, 서민을 도와서 그들이 중산층이 되게 하는 정치도 있습니다. 저는 서민을 도와 중산층으로 만든 실적이 있습니다. 제가 울산에서 일할 때 회사 종업원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아파트를 공급했고, 그 결과 종업원들의 주택 자가 보유율이 99%까지 올랐습니다. 집이란 게 물론 살기 위해 필요하지만 재산 상속의 중요한 한 방법이므로 이는 서민을 중산층으로 만든 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자원 내에서 공동체가 가 다같이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던 경제학·경영학의 정신을 살려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오늘 학생 여러분들과 같이 이야기한 자리가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소중한 인연을 잘 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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