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원래 그래요”
학내 건물을 취재하면서 어떤 문제점에 대한 이유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답변이다. IBK커뮤니케이션센터(64동)는 지난 4월 21일부터 학생들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사용한 지 40일이 넘게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건물은 공사 중이다. 2층 천장에서는 새는 물을 막기 위해 보수 작업을 했고, 강의실 천장에서는 뭔가가 떨어져 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고, 심지어 지난 주에는 건물 옥상에서 용접도 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본부 시설기획과의 답변은 “원래 한 달 정도는 그렇다”였다.

지난 3월 우정원(153동)을 취재했을 때, 우정원 건물의 절반이 준공 후 7개월 동안 비어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대학신문』 2014년 3월 10일자) 취재 결과 이미 공간은 배정됐지만, 아직 해당 기관이 반년 가까이 입주를 안했다.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본부와 해당 기관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원래 그래요.”

신축건물의 경우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2년까지 하자 기간을 가지고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시설기획과 측은 입주한 후에만 발견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보수 작업이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을 막고, 옥상에서 용접을 해야만 하는 작업이라면 정말 직접 사용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문제였는지 의문이 든다. 건물 사용 계획에 대한 측면도 마찬가지다. 캠퍼스 부지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원래 유용하게 사용하던 시설을 허물고 만든 신축 건물이 반년 넘게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 건물이 정말 필요한 건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서울대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더 많은 연구시설과 더 많은 교육시설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신축건물들을 보면 서울대가 마치 건물을 세울 돈과 부지가 생길 때마다 임의로 계획을 세우고 공사하며 하루하루 이해관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건물들은 하나하나가 수십억 규모의 사업이고,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이 담보로 걸린 일이다. 더군다나 ‘포화 상태’의 관악캠퍼스에서는 더욱 신중해야 할 일이다.

문제의 해결은 그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부디 앞으로의 취재에서는 “원래 그렇다”는 답변은 듣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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