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학과 임현진 교수
사진: 김유정 기자 yujung@snu.kr

연구실에서 만난 임현진 교수는 30년 간 근무해온 흔적을 정리하고 있었다. 임 교수는 “다른 길로 나가지 않고 끝까지 학교를 지킨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며 “무사히 30년을 보낸 것에 감사하다”고 퇴임 소감을 전했다.

한국NGO학회의 고문인 임 교수는 시민단체의 역할과 활동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2007년 인문사회분야 우수학자로 선정된 후 그는 ‘지구시민사회의 구조와 역학’을 주제로 전 세계 시민사회에 국제NGO가 갖는 역할을 연구했다.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임 교수는 “시민단체가 정치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실련 역시 정치와는 거리를 두면서 정부의 경제, 사회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경제 정의와 사회 정의를 바로세우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임 교수는 주제와 지역을 망라한 통합적 아시아 연구를 위해 아시아연구소를 설립, 초대 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체계적인 연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아시아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아시아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돼있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며 “국가별로 진행돼 온 아시아 연구를 종합할 수 있는 연구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아시아연구소를 설립한 이유를 밝혔다. 또 임 교수는 세계 여러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왔으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자문위원으로 재임하기도 했다. 그는 “집단이나 계층 간의 벽을 허물고 이들 간의 소통을 도와줄 수 있는 사회학의 시민적 가치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년간 근무했던 학교를 떠나며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임 교수는 “‘선두’를 달리는 것보다 고등교육을 ‘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대가 고등교육의 중심이 돼 대입 위주의 왜곡된 교육을 바로잡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내에서 기초교육원 원장과 사회대 학장을 역임한 그는 “서울대가 고등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 및 연구 체계 개혁에 있어 좀 더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학생들에게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임 교수는 “대중과 소통하고 계몽에 힘쓰는 것이 지식인의 역할”이라며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은 버리고, 교육을 통해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수직을 떠나는 순간까지 학생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심어린 사랑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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