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환경과학부 윤순창 교수
사진: 김희엽 기자 hyukmin416@snu.kr

“정년퇴임은 내 인생에 가장 기쁜 순간”이라는 윤순창 교수. 윤 교수는 “교수로 재직하는 30년 동안 학생 지도와 강의에 대한 부담감이 늘 존재했다”며 “회의에 늦지 않기 위해 부리나케 자동차를 몰아야했던 바쁜 삶에서 해방된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퇴임 후 계획을 묻자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여행도 하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답하며 웃어보였다.

윤 교수는 생태계 변화 연구에서 지구환경과학이 갖는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구환경과학 분야 중에서도 대기환경을 전공한 윤 교수는 “산업혁명 이후 탄산가스 농도가 과거에 비해 3분의 1 이상 증가했고, 그 영향으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류 역사에서 처음 경험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질병 및 변종 물질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덧붙여 그는 “지구환경 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구환경과학과 생명과학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2년 간 한국기상학회장을 지낸 윤 교수는 실험장치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국내 환경을 지적했다. 그는 “가설이 등장하면 각종 관측장비와 실험장치를 통해 증명해 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질탐사, 해양측정 등에 필요한 대부분의 장비를 국내에서 제작하지 못해 외국제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예측을 하는 학문인 기상학의 경우 관측과 모델링이 함께 있어야 발전한다”며 “컴퓨터를 이용한 모델링에서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있지만 관측장치의 연구 개발이 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후학들에게는 인생 선배로서 두 가지 조언을 남겼다. 우선 윤 교수는 학생들이 취직에만 몰두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생활수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얽매이지 말고 본인이 흥미를 갖고 하고 싶은 일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똑같은 삶을 살더라도 종교가 있는 사람은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종교를 가질 것을 권유했다.

빡빡했던 교수로서의 삶을 떠나게 돼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지구환경과학의 미래를 걱정하고 후학들에게 당부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는 윤 교수의 모습에서 그의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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