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생물공학부 이지화 교수
사진: 장은비 기자 jeb1111@snu.kr

정년퇴임하는 소감을 묻자 이지화 교수는 “아쉬운 점은 있지만 정말 좋은 직장이었다”며 소탈하게 웃어 보이며 “다시 태어나도 교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생 시절 간 수학여행이 이 교수를 표면과학의 길로 인도했다. 화학공장에서 촉매가 화학반응을 급속히 촉진시키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란 그는 “이 기술이 화학의 꽃이 될 것이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 막연하게 관련 학문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교수님께 관련 학문이 무엇인지를 질문해 표면과학을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표면과학을 공부할 야망을 가졌던 젊은 학생은 지금 표면과학 1세대로 성장했다.

표면과학은 물질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특히 반응속도 결정에 대한 연구가 주된 분야 중 하나다. 이 교수는 반도체의 금속화 연구를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로 꼽았다. 그는 반도체 표면에 도선을 기존보다 빠르고 평평하게 증착시키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고 많은 연구와 사업에서 이 방법을 활용했다.

한편 이 교수는 기초과목 위주로 교과과목을 단순화하는 데 힘쓰는 등 공대 교육과정 개편을 위해서 활동했다. 그는 “화학생물공학부 학부장을 맡을 당시 교수의 이해관계에 따라 강좌가 개설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며 “지나치게 전문적인 강좌보단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좌로 교과과목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학부장 시절 진행한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아 공대 교육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그는 화학생물공학부에서 진행했던 정책을 공대 전체로 확대했으며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서울대 교육상을 수상했다.

후학들에게 전하고픈 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련을 견디면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며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이 사람을 더욱 단단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마지막 도전은 수소저장기술 개발이다. 그는 “퇴임 후에도 전기를 수소로 바꿔 저장하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며 “수소저장기술이 개발되면 수소자동차를 비롯한 여러가지 대체에너지 기술에 기여할 것”이라 계획을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