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어교육과 한문희 교수
사진: 장은비 기자 jeb1111@snu.kr

12동 5층. 한문희 교수의 연구실은 에너지가 넘쳤다. 연구실 한 면을 가득 메운 프랑스어 책들과 책상 가득한 자료들이 그의 오랜 시간을 수놓고 있었다. 정년퇴임을 앞둔 그는 홀가분하다는 듯 “35년 6개월의 대학교수 생활이 끝난다”며 웃어 보였다.

한 교수는 프랑스 영화와 샹송에 대한 동경심으로 프랑스어에 첫발을 내딛었다. 처음 프랑스어를 배우며 그는 프랑스어의 부드러운 비모음 발음에 매료됐다. 이후 오랜 시간 프랑스어와 동행하며 한 교수는 프랑스어의 정확함과 명료성에 주목하게 됐다. 그는 “프랑스어는 굉장히 정확한 언어로 의미 해석이 민감한 외교 문서 등을 기술하는 데 적합하다”며 “발음이 부드러운 만큼 개개의 음을 명료하고 또렷하게 발음해야 하는 프랑스어는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어를 배우는 데 있어 학습자가 흥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한문희 교수는 연극, 만화, 콩트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재미있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한 교수는 “동기유발이 학습에서 제일 중요하다”며 “쉬운 표현부터 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업 때마다 학생들에게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집갈 때 비싼 장롱을 사느니 그 돈으로 프랑스 여행이나 유학을 가라”는 그의 조언에 힘입어 프랑스로 유학을 간 뒤 학업을 이어가 교수가 된 제자가 있을 정도였다. 한 교수는 “환상을 넘어 실제로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것, 그 놀라움으로 프랑스를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호기심, 열정,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후학들에게 “호기심과 열정으로 자신의 적성을 찾아 도전해야 한다”며 “높은 지위만을 지향하거나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기보다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 교수는 “대학생활을 통해 젊음을 마음껏 누리고 그대가 받은 만큼 한껏 사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퇴임 후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지역 사회에서 봉사를 하는 제 2의 전성기를 꿈꾼다며 쾌활하게 웃었다. 그는 “내가 가진 능력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도 해봤고 연구도 해봤으니 이제 봉사를 할 차례”라고 말했다. 배움에 열정을 다하고 가르침에 최선을 다했던 한문희 교수의 삶에 제 2의 청춘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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