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과 황준연 교수
사진: 신윤승 기자 ysshin@snu.kr

우연히 시작한 국악을 평생 하게 됐다며 웃어보이던 국악과 황준연 교수는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인생이 연극이라면 하나의 막을 끝낸 것 같다”며 “다음 막에서는 우리 음악의 현재와 미래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리 음악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고 그 역사를 해석하는 연구를 해온 황 교수는 우리음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 결과 현재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단장인 그는 공연 ‘어른을 위한 동화’에서 마이크를 쓰지 않고 악기 고유의 소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지그재그로 걸어온 국악관현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국악관현악에 걸맞는 음향과 곡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국악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한식을 많이 먹고 자란 사람은 커서도 한식을 좋아하고, 서구음식을 먹고 자란 사람은 서구음식을 좋아하기 마련인데 음악도 이와 마찬가지”라며 “요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햄버거만 먹고 자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학 신입학생 모집 안내서에도 인문대는 국문학과를 제일 위에 둔 반면 음대는 국악과를 뒤에 배치했다”며 “이는 사소해 보이지만 고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우리 음악은 질적, 양적 측면에서 일본이나 중국 음악에 뒤지지 않는다”며 우리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줬다. 특히 황 교수는 대부분 소실된 중국이나 외래 음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일본의 궁중음악과 우리나라의 궁중음악을 비교하며 “동아시아 3국 중에서 우리나라에만 전해지는 음악적 유산이 많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교수는 국악과 학생들에게 “연주 한 번으로 감동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그 자체”라며 우리 시대의 음악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좋은 작품을 남겨주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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