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과 박영배 교수
사진: 신윤승 기자 ysshin@snu.kr

의사가 된 지 41년, 정년 소감을 묻는 말에 박영배 교수는 “아쉬운 마음보다도 무사히, 건강하게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든다”고 답했다. 덧붙여 그는 “훌륭한 교육을 해야 하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이제는 어느 정도 벗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심장내과를 전공하게 된 계기를 묻자 박 교수는 70년대를 떠올렸다.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적 수준이 좋지 않아 위 질환, 간염 등 후진국성 질병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서구화가 되면 심장병의 중요성이 더 커질 거라 생각했다”며 “예전에는 심근경색, 협심증이 한 해에 열 명 정도 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 협심증 치료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혈관 수축에 의한 이형협심증을 발견해 치료법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형협심증은 평소에 멀쩡하다가 빨리 걷거나 자는 중에 갑자기 나타난다”며 일반 협심증보다도 더 치명적일 수 있음을 언급했다. 현재 그는 보건복지부 지정 ‘선도형 세포치료 연구사업단’에서 사업단장을 맡아 줄기세포를 통해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그는 “연구에서도 학문적인 연구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상업화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며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연구하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그만큼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못한 것을 했다고 부풀리기보다, 정직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며 연구자로서의 올바른 자세를 강조했다.

퇴임 후 일정에 대해 박 교수는 “레지던트 2년 차 때부터 무료진료를 해온 ‘전진상복지관’에 더 자주 가고 싶다”며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2년 반 전부터 배워온 색소폰 연주도 더 하고 지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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