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과 은희철 교수
사진: 김희엽 기자 hyukmin416@snu.kr

은희철 교수는 “항상 바쁘게 변화해왔지만 하고 싶었던 일들을 수동적인 관점에서 억제한 적이 많아 아쉽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은 교수는 사회적 문제가 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갖고 직업피부병을 연구했다. 그는 직업피부병의 일종인 접촉피부염에 적극적이었고 접촉피부염학회를 설립하는 등 우리나라 접촉피부염 연구의 기초를 닦았다. 그는 “직업피부병에 대해 연구하면서 임상연구가 어려운 우리나라의 현실을 절감했다”며 “질병에 관해서라면 일단 감추려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실제 작업현장에서 조사하기가 힘들고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은 교수는 의학용어 한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피부과 용어에 어려운 한자어가 많아 공부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일본식 한자어 표기가 사용된 경우가 많아 이를 개선할 필요성을 느꼈고 책까지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의학용어가 어려움에도 그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 용어를 고집하려고 하기 때문에 한글화 작업이 힘들다”며 아쉬움을 내비친 은 교수는 “그래도 의학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이 개선된 편”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학교육실에 몸담는 동안 그는 교과과정 개혁을 통해 통합교육을 이뤄내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SPICES 모델(통합적·체계적 교육을 통한 공동체 인재 양성 교육 모델)을 도입해 1970년대 후반부터 이어져오던 교과과정에 변화를 모색했다. 의대 교육의 개선방향을 묻자 은 교수는 “강의 중심에서 토의와 자가 학습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교수들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은 교수는 “누구나 자신이 힘든 처지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전 세계인에 대해서도 인류애와 동료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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