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과 조수철 교수
사진: 김유정 기자 yujung@snu.kr

조수철 교수는 “건강하게 정년퇴임을 맞게 돼 기쁘지만 한편으론 지난 30년 동안 일궈온 학문적인 체계와 성과가 부족해 아쉽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퇴임 후에는 다른 기관에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며 학문에 대한 변함없는 열의를 내비쳤다.

조수철 교수는 한국 소아정신의학 1세대다. 그는 소아정신의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인간의 특정 부분을 연구하는 외과, 내과에 비해 인간 전체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분야인 정신과에 매력을 느꼈다”며 “아동에게서 인간의 정신적 발달과정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아정신의학을 연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아정신과는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다른 분야보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이며 소아정신의학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정신질환 환자를 둘러싼 편견에 대해 그는 “정신적 질환이 육체적 질환과 같다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며 “학과 명칭을 정신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바꾸는 등 적극적인 홍보, 교육을 통해 정신적 병리현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문적 연구에 있어 통섭은 그가 가장 강조하는 가치다. 그는 “종교, 문학, 철학, 예술과 과학적 연구가 통합된다면 한 분야의 연구가 홀로 해낼 수 없었던 성과들을 창출해 낼 수 있다”며 “실제 정신과 치료에서도 하나의 학문적 성과에만 치중하지 않고 독서치료, 문학치료, 음악치료 등 다양한 통섭적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통섭을 강조하는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철학, 고전, 예술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베토벤협회, 슈만협회, 바그너협회 등 다양한 음악단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더불어 조 교수는 후학들에게 학문의 의미와 목적을 제대로 알고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학문을 하는 사람은 지식과 지혜를 함께 추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지혜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는 자세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학들이 통섭의 정신을 바탕으로 지혜를 중시하며 공부한다면 반드시 인간의 삶에 기여하는 훌륭한 학문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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