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재 교수 고고미술사학과

 새로운 환경에 도전할 여러분의 앞날에 희망을 걸면서, 먼저 졸업을 축하합니다. 여러분이 정들었던 캠퍼스는 요람이었을 뿐 사회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미지의 세계로 항해를 시작한 졸업생 여러분을 보내는 마음속에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처럼 만남 뒤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뒤따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촌음을 아껴 지성과 덕성을 겸비한 이 시대의 엘리트가 되어 떠난다는 사실 그 하나에 큰 기대를 걸어 봅니다. 여러분과 같이했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러분을 과연 열정으로 지도했는가를 스스로 성찰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제 교문을 나서면 곧바로 시작될 새로운 삶은 지금까지의 배움과는 다른 세계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언행 하나하나에 책임이 따르고, 자신의 실수가 너그럽게 용서되지 않는 현실이 오늘의 사회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용기 있는 도전이 뒤따른다면, 이를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몸담은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사회 속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여러분들에게는 많은 기대가 걸려있거니와 난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여러분은 한국 최고의 지성인입니다. 그러나 많은 지식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선배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몸담은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하나의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을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은 최고의 지성인으로서 사회 전체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겸손한 덕성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둘째로 여러분들이 우수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까지,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힘이 뒷받침되었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부모님의 무한한 사랑, 교내에서는 교수들의 열정, 그리고 보다 좋은 연구시설 및 보다 나은 학업 환경을 위한 학교 당국이나 정부의 꾸준한 배려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 사회적 여건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여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셋째는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세계인과 호흡을 같이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세계에서 우물 안의 개구리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세계정세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외국어 학습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넷째로는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도 우리의 역사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 역사에 대한 무관심은 역사를 망각하는 비극입니다. 고구려사의 중국사 편입시도와 같은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러 주변 국가들의 잘못된 국가관은 때때로 역사를 왜곡시켜나가기 십상입니다. 여러분은 우리 역사에 애정을 가지고 바른 역사관을 세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사회의 새내기 여러분, 여러분의 앞날에 건강과 영광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임효재 교수

고고미술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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