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저작권
대학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저작권
  • 김윤주 기자
  • 승인 2014.09.21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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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대학생 상활법률⑤ 저작권


저작권은 10년 전만 해도 가수나 영화감독의 권리로 생소하게 여겨졌던 개념이지만 지금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우리 생활 속에서 간과할 수 있는 저작권을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사례1: A씨는 개강 첫 주를 바쁘게 보냈다. 첫째, A씨는 소상공인협회가 주최하는 ‘재래시장 체험수기 공모전’에 수기를 제출했다. 만약 A씨가 당선되면 상금을 받으며 수기는 재래시장 홍보책자에 실린다. 공모전 안내문에는 ‘저작권은 협회에 귀속됨’이라고 기재돼있다. 둘째, A씨는 수업에 영화감상문을 제출했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의 감상문을 모아 책으로 제작, 판매하려 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감상문에는 학문적인 내용은 거의 없고 대부분 개인적인 느낌만 있다. 셋째, A씨는 학교 홍보대사로서 홍보 영상에 출연했다. A씨는 체험수기, 감상문, UCC에 대한 저작권을 어느 정도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체험수기의 저작권이 협회에 귀속되면 A씨의 저작권은 인정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저작권은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으로 구분돼서다. 저작재산권은 저작물을 재산처럼 사용할 권리로 복제권, 전시권, 배포권이 이에 속한다. 소상공인협회가 당선 수기에 지급한 상금은 저작권 사용료로 간주돼 A씨의 저작재산권은 양도된다. 반면 저작인격권은 저작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권리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 저작인격권은 저작물에 대하여 정신적, 인격적 이익을 추구할 권리다. 저작물을 공중에 공개할 것인지 결정할 권리(공표권), 저작물에 이름을 표기할 권리(성명표시권), 저작물의 내용이나 형식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동일성유지권)가 여기에 속한다.

A씨가 수업시간에 제출한 감상문은 느낀 점 위주의 글이다. 그러나 내용이나 수준과는 관계없이 A씨의 사상과 감정이 담긴 독창적인 글이므로 A씨는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을 갖는다. 따라서 교수는 출판을 위해 학생들로부터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아야 하며 편집과정 중 글의 일부 내용을 목적에 맞게 고칠 수도 있음을 학생들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과제물이 포함되는 부분마다 학생의 이름을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씨는 홍보 영상에 출연했지만 저작권은 영상 제작자에게 있다. 하지만 A씨는 이에 준하는 저작인접권과 실연자로서의 인격권을 보호받는다. 실연자는 흔히 말하는 연기자로서 저작물을 연기, 연주, 가창 등의 방법을 통해 표현하는 사람을 말한다.

A씨는 실연자의 인격권으로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을 갖는다. 인격권에 의해 A씨는 영상에 이름을 표기할 수 있고 편집자는 A씨의 허락 없이 학교 홍보라는 본래 목적에 어긋나게 영상을 편집할 수 없다. 배포, 방송 등에 대한 권리는 A씨가 영상 제작에 협력할 것을 결정한 순간 영상 제작자에게 양도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영상이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이용된다면 A씨는 저작인접권을 근거로 이에 항의할 수 있다.

사례2: B씨는 페이스북에 세 개의 게시물을 올렸다. 첫번째 게시물은 걸그룹 에이핑크 사진을 넣은 B씨의 동아리 장터 포스터다. 두번째 게시물은 B씨가 한국의 고궁을 직접 방문해 그 아름다움을 주제로 B씨가 촬영, 편집한 UCC다. 마지막으로 B씨는 MBC가 유튜브(youtube)에 올린 영상을 다운받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후 ‘출처:유튜브’라고 썼다. B씨의 게시물 중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게시물은 무엇일까?

 

◇공인의 퍼블리시티권=일반적으로 연예인과 같은 공인의 사진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인격적 권리인 초상권을 보호받기 어렵다. 하지만 연예인의 이름 또는 사진을 홍보에 이용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경우에는 초상권과 구분되는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할 수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 성명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을 권리이다. 아직 국내법은 퍼블리시티권을 명시하고 있진 않지만 판례로 퍼블리시티권의 침해를 인정하고 있다. B씨의 경우 에이핑크 사진을 통해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영상의 저작물=카메라를 이용한 저작물의 경우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 이전 판결에서 대법원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돼야한다”고 판시했다. B씨의 UCC는 B씨 고유의 기법으로 촬영됐으며 주제에도 B씨의 독창적인 생각이 담겨있어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B씨가 친구들과 고궁에 놀러가 기록을 남기기 위해 단순 촬영을 했다면 이 영상은 저작물일까? 이 경우는 기록용 영상에 지나지 않아 저작물성을 인정받기 힘들다. 비슷한 이유로 대법원은 이전 판례에서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한 수술 장면과 환자의 환부를 촬영한 사진에 대해 명확한 정보 전달이라는 실용적 목적을 위한 것이므로 사진저작물로서 보호될 정도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유튜브(youtube)에서 공유한 영상의 저작권=B씨가 올린 영상의 저작권은 유튜브가 아닌 방송사업자 MBC에 있다. 때문에 B씨처럼 영상이 게시글에서 바로 재생되는 ‘임베디드링크’(embedded link)를 사용한 경우 출처를 유튜브로 밝히는 것만으로는 저작권법상의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저작물을 링크할 때 저작권법을 어기지 않으려면 ‘단순링크’나 ‘직접링크’를 이용하자. 단순링크는 저작물이 게재된 메인페이지로 연결되는 반면, 직접링크를 이용하면 해당 하위 페이지로 바로 접속할 수 있다. 단순링크나 직접링크는 저작물을 전송하도록 준비하는 단계로 간주돼 저작권법상의 ‘전송’(저작물에 다른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를 제공하는 것)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사례 속 유튜브의 경우 다른 SNS매체로 영상을 공유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유튜브 사이트로 연결되는 직접링크를 게시할 수 있다.

감수: 인권센터 이혜원 변호사 wolly9@snu.kr
삽화: 이예슬 기자 yiyeseul@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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