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취재거리가 펼쳐져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대학신문』에 담길 수는 없는 법. 분명 『대학신문』에서 다뤄질 때 더욱 의미 있는 사안이 존재한다. 이런 사안을 정확하게 골라 짚어주는 것이 독자층이 『대학신문』에 기대하는 바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884호의 문화·캠퍼스면은 독자에게 유의미한 알짜 정보와 소식을 잘 녹여내지 않았나 싶다.

최근 『대학신문』의 캠퍼스면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양각색의 학내 동아리들에 대한 소개 기사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은 보람찬 대학생활과 연결된다. 그렇기에 동아리에 대한 소상한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캠퍼스면은 다양한 동아리를 파악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창구다.

지난 1884호 캠퍼스면의 기사 ‘스크린의 앞과 뒤, 영화광들의 일상’에서는 영화감상동아리 ‘씨네꼼’과 영화제작동아리 ‘얄라셩’이 소개됐다. 일반적으로 영화가 사람들의 대표적인 관심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학내 영화동아리라는 소재 자체는 눈길을 끌만 했다. 게다가 영화동아리라는 큰 테마 안에서 감상과 제작으로 동아리 활동 영역이 극명히 나뉘는 두 동아리를 대조하듯 배치한 점도 흥미로웠다.

기사의 취지와 전체적인 틀은 독자로서 『대학신문』에 기대하던 바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기사는 영화광 6인 6색의 스토리를 다소 밋밋하게 담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각 취재원에 대한 ‘찰진’ 취재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각 꼭지별로 취재원 한 명에 집중하는 구성임에도 평범한 이야기들이 많다. 영화광을 자처하며 활발히 활동을 하는 이들이라면 남다른 사연을 하나쯤 갖고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말이다. 특히 영화적 체험을 다룬 꼭지, 자신과 세상의 소통을 강조한 꼭지는 취재원들의 이야기가 표면적인 수준에서 다뤄지는 데 그쳐 밀도 있는 취재 여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물론 이는 필자가 취재한 주체가 아니기에 넘겨짚어 하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면을 할애해 학내 동아리를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는 대표적인 언론매체가 『대학신문』임을 고려하면 취재의 깊이에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한편 문화면의 ‘쉼 없이 변하는 공간, 그곳을 기억하려는 음악’은 기사 취지부터 내용까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신림에 위치한 음악공간은 『대학신문』이 다루기에 꼭 맞는 소재이지 않았나 싶다. 신림은 학내에서 버스만 타면 쉽게 닿는 곳이기에 알기만 하면 한 번쯤 휴식을 위해 편하게 들러봄직하다. 또한 8·90년대 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간에 흥미를 가질 독자층의 폭도 한층 넓다. 『대학신문』의 독자층은 젊은 학생들에만 국한되지 않고 졸업생부터 교직원까지 아우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공간에 대한 소개를 반가워했을 독자들이 더욱 많았으리라 본다. 기사 내용도 세 개의 음악공간이 각각 지닌 이야기와 특징을 차별성 있게 담아내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문화·캠퍼스면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884호만 같아라!’라고 말하고 싶다. 농담 섞인 말이긴 하지만 독자로서 그만큼 재밌게 읽었다는 뜻이다. 향후에도 『대학신문』이기에 유의미하게 다룰 수 있는 사안들을 선정해 밀도 있는 찰진 취재로 독자에게 전해주길 바란다.

김민경
불어불문학과·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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