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관악 다문화가족 박람회 레인보우플레스(Rainbow+)

관악구에는 현재 7천 300명의 다문화가족이 살고 있다.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3번째로 많다.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일(토) 도림천 수변무대에서 ‘관악 다문화가족 박람회 레인보우플러스’(Rainbow+)가 열렸다. 관악구 내 다문화 관련 기관들의 연합인 관악무지개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다문화가족과 일반 구민이 모여들기 시작한 오후 1시 40분, 개막식이 열렸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이성심 관악구의회 의장, 이상규 국회의원 등 내빈도 참석한 자리였다. 이 의장은 “여러 다문화가족이 관악에 새 둥지를 틀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며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의 문화다양성을 위해 이 행사가 사회적 인식 전환과 소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사진: 신윤승 기자 ysshin331@snu.kr

다문화를 뜻하는 형형색색의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오후 1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는 각각 소통, 행복, 가족이란 주제의 20여 개 부스활동과 축하공연으로 구성됐다. 소통 존(zone)에서는 라디오 현장 녹음과 법률 및 심리 상담이, 행복 존에서는 문화 체험 행사와 취업 상담이, 가족 존에서는 에코 백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특히 라디오 프로그램 ‘굿모닝 세상의 아줌마들’의 현장녹음이 눈길을 끌었다. 이 프로그램은 다문화사회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관악FM(100.3MHz)과 관악무지개네트워크가 공동 기획했다. 현재 한국어, 필리핀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네팔어 등 6개 국어로 진행되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이주여성들은 한국에 적응하며 현실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국적법상 결혼이주여성이 대한민국 국적을 얻기 위해서는 한국어 읽기·쓰기 능력과 한국 사회· 문화에 대한 기본상식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이주여성 중에는 서너 살의 아이를 키우고 있음에도 한국어가 서툰 경우가 많았다. 필리핀 출신의 록산 보트(Roxan Bote) 씨는 “아들과 남편이 한국에 있기에 국적을 얻어 함께 살고 싶다”며 “하지만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알아야 해서 시험과 면접에 통과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짠티민누엣 씨는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해 기본적인 대화도 어려워했다.

관악구와 서울대는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여성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악구는 특히 다문화가족의 한국어 교육과 문화 체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도 산학협력단에서 관악구다문화가족센터를 운영하며 다문화가족을 위한 언어교육, 통번역,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 각 기관은 센터와 협약을 맺고 멘토링 HCN(서울대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 재능나눔 영어교실(서울대 TEPS관리위원회), 어울림 사물놀이패(서울대 풍물패)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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