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아악의 명맥 이어온 ‘이왕직아악부’

 지난 3일(금)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제6회 동양음악연구소 국내학술회의 「사료를 통해 본 이왕직아악부」가 열렸다.

총 4부에 걸쳐 진행된 이날 회의는 1부 원로와의 대화, 2부와 3부 논문 발표, 그리고 4부 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왕직아악부는 이왕직에 소속돼 조선시대 장악원(掌樂院)의 전통을 이은 궁중악 담당기관으로, 현 국립국악원의 전신이다. 1910년 국권을 상실하면서 조선왕조가 이왕가로 격하돼 궁중 행사에 동원됐던 장악기관의 명칭이 바뀌는 등의 변화를 겪었다. 이왕직아악부는 그 속에서 이습회(肄習會), 라디오 방송, 특별연주와 내객연주 같은 활동으로 조선아악의 전통을 지켜갔다.

2부에서 「『직원록』을 통해서 본 이왕직의 직제 연구」를 발표한 이지선씨(서울대 강사)와 야마모토 하나코씨(동경예대 박사과정)는 이왕직아악부가 소속된 조직의 구조를 파악했다. 그에 따르면 한일합방과 함께 대한제국의 왕실사무를 총괄하던 궁내부가 일제강점기 일본 정부기관의 하나인 궁내성에 흡수돼 이왕직이 만들어졌다. 그는 “이왕직을 통해 강점하의 조선 왕조가 보존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3부 발표자 중 한 명인 이정희씨(음대 협동과정)는 「이왕직아악부의 활동과 안팎의 시기」를 발표하며 “이왕직아악부는 조선 왕실의 의식과 관련하여 경효전(명성황후의 혼전)과 의효전(순명효황후의 혼전)에 제례악을 올렸는데 이는 조선의 종묘제례악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왕직아악부가 외국 사절단이나 상류층 인사가 방문했을 때의 환영회, 창경원 벚꽃축제, 건국기념일 등 각종 행사에서 연주함으로써 아악을 세계에 알리는 기능을 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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