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대 총학생회 선거 선본 인터뷰] 학생을 위한 학생회 「디테일」

제57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정후보 주무열 씨(물리천문학부·04)와 부후보 김보미 씨(소비자아동학부·12)로 구성된 「디테일」 선본이 ‘학생을 위한 학생회’를 내세우며 단독 출마했다. 「디테일」은 “학생들이 먼저 찾고, 기대하고, 필요한 것을 요구할 수 있는 학생회를 만들고 싶다”며 소통하는 학생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지난 4일(화) 만난 「디테일」이 주요 공약에 대해 "광역셔틀 운영, 보드캠프 수업 부활, 두레문예관 24시간 개방, 근로장학금 확충 등을 중점적으로 시행하겠다" 고 말하고 있다.
사진: 신윤승 기자 ysshin331@snu.kr

◇입대나 유학 관련 정보 제공, 각종 세미나 개최 등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공약이 많다. 이에 집중한 이유는=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정책들이 단지 편의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앞으로의 계획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서울대생 전체가 총학의 구성원임에도 지금까지 총학의 공약들은 대부분 규모가 큰 사업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제는 학생들의 요구를 정확히 짚어내 도움을 주려고 한다. 비슷한 경험을 했던 학생들이 가진 정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사소한 부분까지도 채워줄 것이다.

◇제56대 총학은 이경환 총학생회장의 제명 사실을 알리지 않아 학생사회의 신뢰 문제가 불거졌다. 학생들의 신뢰를 다시 세우기 위한 「디테일」의 원칙이나 생각은=전 총학생회장이 제명 사실에 대해 총학에서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과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했다면 학생사회의 신뢰가 이렇게 무너져버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디테일」은 소통보다 성과를 내는 것을 중시한 나머지 최대한 빨리 일을 처리하려 했고 이로 인해 6개월의 시간동안 서로 소통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습관처럼 돼버렸다.

이번 「디테일」에서는 원칙과 절차를 지키며 조금 더 천천하고 꼼꼼하게 일을 진행하려고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다시 총학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총학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총학에 문제 해결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속마음 셔틀 정책’처럼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한 정책이 많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속마음 셔틀 정책은 성적소수자 동아리 큐이즈(QIS:Queer In SNU)에서 한 학기 동안 진행했던 기획성 사업이다. 이를 계기로 불편한 상황에 있지만 해결을 위해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총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없는지 고민하게 됐다. 동아리 차원에서 진행될 때와는 달리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총학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해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알린다면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내 사안에 비해 학외 사안에 대한 공약을 찾기 어렵다. 세월호 등 학외 사안에 대해 서울대 총학으로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이전 총학에서도 학외 사안에 대한 대응을 공약으로 내걸지는 않았지만 세월호 행진에 나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학생회는 운동권’이라는 생각으로 돌아서는 학생들이 나타나는 등 평가가 엇갈렸다. 「디테일」의 임기 동안 분명 학외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을 요청해 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서울대 총학의 이름으로 진행하게 될 중요한 사안이 있는 경우 각 과/반의 의견을 수합해 총학의 이름을 사용할지 결정하고 최대한 학내 구성원들이 인정할 수 있는 형태로 대응하려고 한다.

◇「디테일」이라는 선본으로 나온 이유는=‘학생을 위한 학생회, 학생들의 삶을 보는 학생회’라는 점에서 총학에 대한 이전 「디테일」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본명만 바꿔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학생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디테일」은 이전 「디테일」 구성원만의 것이 아니라 그 철학을 위해 모였던 모든 사람들의 것이다. 「디테일」이 무엇을 위해 다시 나왔는지, 어떤 얘기를 하고자 하는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줬으면 한다. 선본명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비난을 받더라도 학생들이 우리의 정책 방향이나 학생회의 역할에 대한 철학에 공감한다면 투표할 것이라 믿는다.

◇지난 「디테일」의 공약 중 ‘리포트 돌려받기 캠페인’, ‘학점 이월제’ 등의 공약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디테일」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공약을 이번에 모두 다 이행할 계획인지=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공약까지 이행할 계획은 없다. 굵직한 공약들 중에서 필요한 것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월해서 이행하겠다고 한 공약들은 교육환경개선협의회가 개최된다면 시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디테일」이 만들고 싶은 총학의 모습은=책임감 있고 전문성 있는 총학을 만들고 싶다. 이전 「디테일」이 학생들의 세부적인 요구사항에 집중한 정책을 펼쳤다면, 이번 「디테일」은 현실적인 수준에서, 하나를 완성하더라도 맥락이 있는 정책을 시행하겠다. 학생들이 찾고, 기대하고, 요구할 수 있는 학생회가 되고 싶다.

◇선거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작년 11월 총학 선거가 무산돼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11월이 시기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이 시기에 총학생회장으로서 근로장학생, 발전기금부터 서울대 어린이집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들을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해결해보고 싶다. 또 다양한 학생들의 삶을 살필 수 있는 학생회를 만들고 싶다. 속마음셔틀, 보드캠프 수업 부활, 근로장학금 개선 등 학생들에게 매력적이면서도 학생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공약을 바탕으로 학생사회를 이끌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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