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등급의 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1등급을 받으려면 1,000점 만점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901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평가기준이 되는 금융거래가 전혀 없다면 무등급이다. 대부분의 대학생은 신용카드나 대출 경험 없이 은행거래 내역만 존재하기 때문에 5~6등급을 받는다. 그런데 신용등급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신용등급이 떨어져 은행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에 제약을 받는 대학생들이 많다. 이 글을 통해 신용등급의 결정 방법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고, 신용등급을 제대로 관리하는 데 요긴한 정보에 대해 알아보자.

▲ 삽화: 이예슬 기자 yiyeseul@snu.kr

신용등급은 어떻게 결정되나?

신용등급은 개인의 연체 가능성(90일 이상 1년 이하)을 수치화해 제공하는 지표다. 금융회사는 대출한도, 신용카드 발급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고객의 연체 가능성을 미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유용한 지표로 활용한다. 개인 신용평가를 맡는 주요기관은 나이스 평가정보(NICE)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다. 금융거래내역이 있는 만 18세 이상의 모든 개인을 대상으로 전국은행연합회나 NICE회원사(백화점·도소매 업체 등의 비금융업체)에서 정보를 수집해 신용등급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그 중 연체정보는 개인 신용등급 평가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금융권에서 10만 원 이상의 금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장기연체자로 규정돼 신용평가기관으로 연체 정보가 전달된다. 이 경우 연체금액을 납부하더라도 신용평가기관은 3년 동안 신용평가에 연체정보를 반영한다. 금융권에서 연체한 경우는 5일이 지나면 바로 신용평가기관에 알린다는 점에서 좀 더 엄격하다. 연체기간이 길수록, 연체금액이 클수록, 연체횟수가 많을수록 신용등급 평가에 부정적으로 반영된다.

대학생 신용등급, 주의해야 할 3가지

➀ 학자금 대출
등록금 천만 원 시대인 지금 많은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기관은 학자금 대출을 장기부채로 간주해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반영한다. 게다가 한국장학재단은 학자금 대출 연체 이력만 신용평가기관에 제공하고, 대출상환 정보는 제공하지 않아 취업 후 대출금을 성실히 상환해도 이미 떨어진 신용등급을 올리기 쉽지 않다. 다행히 지난 9월부터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의 저신용 학자금 대출자의 신용도 개선을 위해 금융감독원, 한국장학재단, 신용평가기관은 개인 신용평가 시 성실상환 정보를 가점으로 추가 반영하기로 했다. 저신용 학자금 대출자가 1년 이상 연체 없이 원리금을 갚으면 신용등급 총점을 5~45점 올려준다. 이 중 과거에 6개월 이상 학자금 대출을 연체한 사실이 없는 사람은 신용등급이 한 등급 올라갈 수 있다. 다만 제2금융권이나 사금융을 통해 대출한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➁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지난해 금융업계는 기존에 사용하던 체크카드에 최대 30만 원의 후불결제 기능을 더한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선보여 대학생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발급 기준이 엄격하지 않고 절차도 간단해 모 카드사의 연령대별 하이브리드 카드 서비스 가입 비중을 보면 20대가 38.2%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결제일에 신용 결제액에 대한 예금 잔액이 부족하면 일반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취급해 결제액에 지연배상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지연배상금을 산정하는 데 이용되는 연체율은 연 23.0%~29.9%로 높다.

아르바이트 월급 등 매월 일정 금액이 입금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신용카드 텔레마케팅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신용카드 혜택 위주로 짧게 계약 내용을 설명한 후 고객이 동의하면 단 몇 분 만에 카드를 발급해 주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발급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현금서비스다. ATM기를 통해 손쉽게 현금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 현금이 필요한 대학생들이 별다른 경각심 없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용카드사는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현금서비스를 자주 사용하는 것만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현금서비스의 특성상 상환기간은 짧고 이자율은 높아 더욱 위험하다.

➂ 핸드폰 요금 미납
핸드폰 요금 연체는 단말기 할부금 미납과 통신비 미납으로 나뉜다. 통신사는 고객의 단말기 할부금 미납에 대비하는 보험을 서울보증보험에 신청한다. 고객이 기기 할부금을 미납할 경우 통신사는 연체할부금과 2~5.9%의 가산금을 모아 할부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서울보증보험에 청구한다. 이후 서울보증보험은 미납한 채무자에게 채권추심업무를 시작하고 신용평가기관과 전국은행연합회에 연체 정보를 알려 미납자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통신 미납금의 경우 일정 기간 통신사 자체 전산에서만 관리돼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연체 기록은 기재된다. 통신사가 판단하기에 채무자가 미납금을 갚을 생각이 없거나 연체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직접 신용평가기관에 연체 기록을 등록해 공유하게 된다.

신용등급 관리를 위해 기억해야 할 3가지

➀ 소액이라도 절대 연체하지 말자
학자금 대출 같은 거액의 채무와 달리 소액 채무의 경우 본인의 노력으로 연체 예방이 충분히 가능하다. 주기적인 결제대금은 자동이체를 이용해 본인의 부주의로 인한 연체를 미리 막자. 또 연체기간이 길수록 신용평가에 불이익을 받는 정도가 커지므로 연체 상환 시에는 오래된 것부터 상환하는 것이 좋다.

➁ 올바른 신용카드 사용
신용등급 평가에서 신용카드는 양날의 검이다. 단기간에 4장 이상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돌려막기 위험이 있는 잠재위험고객으로 분류돼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적당한 수의 신용카드를 연체 없이 꾸준히 사용하면 신용등급 상승에 도움이 된다. 또 작년 7월 이후부터 체크카드 이용실적도 신용등급 심사에 반영하게 됐다. 3년 내 연체기록이 없고 동일한 카드를 꾸준히 사용한 우량 체크카드 이용자는 우량 신용카드 이용자와 동일한 수준의 가산점을 받는다.

➂ 신용정보 현황을 자주 확인하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본인의 신용정보 현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NICE와 KCB 누리집에서 신용조회 서비스를 4개월에 1번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신용등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회 결과 신용등급에 불만이 있다면 1차적으로 신용평가기관에 문의 및 민원을 제기할 수 있으며 그래도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 2차적으로 금융감독원 내 개인신용평가고충처리단에 이의제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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