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보직교수 인터뷰] 연구처장 박노현 교수(의학과)

▲ 지난 5일(수) 연구처장실에서 만난 박노현 교수가 학내 연구소 평가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 이혜빈 기자 believeyourse@snu.kr

지난 7월 연구처장으로 취임한 박노현 교수(의학과)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문분야에만 매몰되지 말고 사회공헌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서울대 학생이라면 사회공헌에서 더 나아가 국가적, 세계적 포부를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향후 연구처의 지향점은=현재는 연구분야가 전문화, 세분화됐기 때문에 연구자가 자신의 전공분야에만 몰두하는 연구체제가 확립돼 있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서는 융합학문을 이루기 어렵다. 단과대 체제의 대학 시스템과 폐쇄적인 연구전통에서 대학 간의 융합이 이뤄지고 연구자 간의 소통이 증대되는 체제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간 융합에 있어서는 물리적인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그러나 서울대 신약개발센터의 경우 의대가 수행하는 연구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의대가 있는 연건캠퍼스가 아니라 관악캠퍼스에 있다. 세계적인 대학에는 이렇게 물리적인 네트워킹이 잘 이뤄지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이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다.

◇연구처에서 중점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은=현재 기술지주회사는 외부로부터의 시설투자비용과 연구비용을 관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학교의 연구결과를 비즈니스화 하는 데 취약하다. 따라서 산학협력의 취지에 맞도록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기획해 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실용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용지가 필요한데 현재 이를 만족시킬만한 부지가 관악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다른 캠퍼스의 추가적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산학협력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현재는 논문을 위주로 성과를 평가하는 체계가 주도적이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이 단지 심사에 통과하는 것에만 집중해서 논문을 쓰고 있다. 따라서 연구 결과가 비즈니스로 이어져 창출되는 수익이 투자된 연구비의 0.45%밖에 되지 않을 만큼 산학협력은 취약하다. 이를 넘어서서 실질적으로 연구 결과가 산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논문 위주의 성과체계를 개발연구에도 방점을 찍는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대 저널」의 설문 결과 이공계 실험과목에서 신입생들의 표절문제가 드러났다. 학부생의 연구윤리 확립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있나=신입생의 경우 생각 없이 쉽게 표절하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신입생 교육과정에서 윤리교육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구자가 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칙을 지키는 인재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총장님께서 취임사에서 강조하신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진 선한 인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실험실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실험실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 국정감사에서도 이 점이 지적됐다. 이에 대한 대책은=안전한 실험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안전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실험실의 실험수준에 따라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위험도가 높을 경우 높은 수준의 오프라인 실습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2015년 실시되는 학내 연구소 평가를 1년 앞두고 있다. 저평가된 연구소가 지속적으로 침체돼 있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극단적인 경우 저평가된 연구소를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소 평가기준은 A/B/C 등급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C등급을 3번 받으면 연구소가 문을 닫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위원들 사이에서 온정주의적인 봐주기 관행이 존재해 C를 두 번 받은 연구소의 경우 세 번째 평가에서는 B를 주는 경향이 있어왔다. 또 다른 문제는 자연, 인문, 예체능 등의 학문분야에 따라 다른 평가기준이 적용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괄적인 기준이 적용돼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가기준개선위원회의 개선작업을 통해서 연말까지 개선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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