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 '조선청화, 푸른빛에 물들다'전

 “푸른 하늘, 푸른 바다에 사는 우리들은 푸른 자기 청자를 만들었고, 아름다운 백자를 만들었습니다.” 한국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인 김환기는 우리나라의 청자가 조선의 삶을 담은 예술작품이라 평했다.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옛 조상들의 미(美)를 보여준 조선청자. 그 역사와 함께하며 우리 조상의 멋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인 ‘조선청화, 푸른빛에 물들다’전이 지난 16일(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전시회에서 관람객은 조선청화의 역사를 따라가는 여정에 참여하게 된다. 조선 초기의 청화백자를 전시한 1부를 지나면 2부에서는 ‘청화백자, 왕실의 예와 권위’라는 주제로 왕실에서만 쓰였던 청화백자를 볼 수 있다. 전시회장 가운데는 ‘용준(龍樽)’이 있다. 이 도자기는 양팔로 껴안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선이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 움직임이 돋보이는 용 무늬에서는 활기차게 비상하는 왕실의 기상을 느낄 수 있다.

조선 초기 왕실에서만 쓰였던 청화백자는 18세기 영·정조시대에 들어 문인 및 서민들에게 이르기까지 그 향유층이 대폭 확대됐다. 전시회의 3부와 4부에서는 이 시기의 조선청자를 만날 수 있다. ‘매화 대나무 무늬 병’에는 청색 바탕 위에 흰색의 매화와 대나무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전까지는 초벌구이를 마친 도자기에 청색 도료를 이용해 문양을 새기고 다시 굽는 과정을 통해 청자를 만들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 도자기와 같이 청색 도료를 무늬가 새겨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배경에 칠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의 운영을 총괄하는 김효정 팀장은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들이 우리나라의 유물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청자에 대해 뜻깊게 생각하는 사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시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티 없이 맑은 도자기 위에 푸른빛으로 그려진 조선의 아름다움은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 매화 대나무무늬 병, 조선 18~19세기, 높이 8.7cm
▲ 보상화 넝쿨무늬 접시, 조선 15세기, 입지름 22.7cm
▲ '운현'이 쓰인 영지 넝쿨무늬 병, 조선 19세기, 높이 31.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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