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과학부 강 모 교수가 지난 8월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의 준비 과정에서 인턴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학내에서도 강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제보가 속출했다. 이에 본부 및 수리과학부 측은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나온 후에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교수의 성추행 혐의가 보도된 후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는 강 교수의 사적인 만남을 요구하는 지속적인 연락, 신체적 접촉, 성희롱적 언사 등에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몇몇 학생들은 스누라이프에서 자발적으로 피해 사례를 수집해 이를 관련 기관에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는 인권센터에 진정서를 내고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진정된 피해 사례에 대해 인권센터 측은 조사에 착수할 것이나 현재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권센터 규정에 의하면 신고가 접수된 경우 인권센터는 조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결정하게 된다. 인권센터는 “추가 신고 혹은 익명 제보를 통해 사례가 수집되면 조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사실 확인과 처분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것이지만 아직은 조사심의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하는 한편 “다만 사례를 밝히는 데 있어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며 익명 제보의 특성상 큰 영향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본부와 수리과학부는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강 교수의 성추행 혐의가 언론에 보도된 후 교무처는 강 교수의 강의 중단을 자연대에 요청했으며 이후 대책에 대해서는 검찰 및 인권센터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교무처는 “검찰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커뮤니티를 통해 추가적으로 접수된 제보에 대해서도 인권센터가 조사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이에 대한 결과가 나와야 징계위원회나 교수윤리위원회 소집과 같은 추후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리과학부 학부장 강명주 교수(수리과학부) 역시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모르고 있어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며 “강 교수가 담당하는 수업이나 지도하는 대학원생에 대한 조치, 수리과학부 차원의 입장 표명은 차후 경과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성추행 혐의 보도 이후 강 교수가 출근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강 교수가 맡고 있던 ‘고급수학 및 연습2’, ‘대수학특강’ 수업은 수리과학부 내 다른 교수가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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