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행된 시흥캠퍼스 기숙사 건립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의 원자료 공개 여부를 놓고 시흥캠퍼스 신축 기숙사 TF팀인 ‘세움단’과 본부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본부와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시흥캠퍼스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의 주도로 진행됐다.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는 언론정보연구소에 이번 설문조사 분석을 의뢰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기숙사의 운영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 및 세움단 측은 분석이 완료된 설문조사 결과가 아닌 설문조사 결과의 원자료를 요구하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세움단 김예나 단장(국어국문학과·10)은 “원자료 공개 및 제공을 요청했으나 본부가 이에 동의하지 않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제56대 총학생회가 설문 문항을 설계하고 설문조사 실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만큼 현 학생대표인 연석회의에도 원자료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예나 씨는 “서울대 연구윤리 지침에서는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물은 참여자에게 그 결과가 귀속되며 설문조사 원자료는 다른 연구자가 동일한 조건 하에 동일한 결과를 재현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원자료를 검토하지 않고 전문 기관에 넘기게 되면 분석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움단 측은 설문조사 결과가 시흥캠퍼스 연구용역보고서 작성에도 필수적인 자료라고 주장했다. 김예나 씨는 “세움단에서는 학생들의 시각과 의견을 반영한 시흥캠퍼스 연구용역보고서를 작성해 내년에 증보될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시흥캠퍼스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연구용역보고서의 방향성을 정립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본부 측은 연석회의와 세움단이 원자료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과는 “이번 설문조사는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의 주도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원자료 공개 여부는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세움단이나 연석회의에서 원자료를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에서는 아직까지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다.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에 학생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은호 씨(서어서문학과·09)는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한 의견 교환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앞으로 연석회의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학생 측의 의견을 조율하고 이를 본부에 전달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부는 설문조사 결과 분석을 진행하는 과정에 학생과 본부가 함께 참여해 원자료를 열람한 뒤 언론정보연구소에 의뢰하는 방식의 대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본부가 제시한 안에 대해 세움단 측은 “14,000여 명이나 되는 많은 수의 학생들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를 짧은 시간에 단순히 열람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원자료를 학생 측에서 소장해 앞으로 학생사회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당초 지난 13일(목)로 예정됐던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 실시협약은 연기 됐다. 본부 측은 이에 대해 “실시협약 이전에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학내외 구성원들의 충분한 의견조율이 이뤄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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