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유승의 기자 july2207@snu.kr

 외국인 최초 서울대 공대 전임교수로 부임한 로버트 맥케이 교수는 2005년 서울대에서 시작한 10년의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맥케이 교수는 일반인이 듣기에는 생소한 ‘구조복잡도’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왔다. 구조복잡도는 복잡한 문제의 답을 구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만드는 분야다. 특히 맥케이 교수는 복잡한 문제를 나무 구조나 그래프 구조처럼 추상화해 다수의 연관관계를 밝혀내고, 진화연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만든다.

세상에 존재하는 복잡한 ‘문제’들 가운데 그가 해결하려 노력한 문제는 바로 강에서 발생하는 녹조현상이다. 강의 경우 생태환경이 복잡하기 때문에 모델 설계에 어려움이 크다. 그는 “진화연산을 활용해 1996년부터 2008년까지의 낙동강 수질 데이터를 바탕으로 강의 수질에 관한 모델을 만들었다”며 “비록 최근 몇 년간 낙동강의 수질이 해마다 큰 폭으로 바뀌어 모델에 대입할 데이터를 정하기 힘들었지만, 퇴직 후 다시 3년 내지 4년 동안의 데이터를 모아 강의 수질을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케이 교수는 한국 교육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의 교육이 훌륭하다고 말하면서도 한국 학생들이 평가 받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됐던 2012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해 맥케이 교수는 “학생에게 ‘수치가 얼마인지 알고 있는가’를 묻기보다는 ‘왜 그 수치가 나오게 됐는가’를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교육에 투자하는 만큼 평가 방식에도 투자한다면 보다 좋은 평가 방식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맥케이 교수는 후학에게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과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린 마음을 갖고, 정해 놓은 인생계획을 유동적으로 바꿀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며 “열려 있는 창의적인 마음과 논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비판적인 태도가 공존해야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진화연산: 생물의 진화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유전 알고리즘, 유전 프로그래밍, 진화 전략 등을 아우르는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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