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장은비 기자 jeb1111@snu.kr

 “이제 졸업하는 기분이다.” 첫 교직을 맡은 모교에서 퇴임을 맞은 박승우 교수의 첫 마디다. 1967년 본교 농공학과에 입학한 그에게 정년 퇴임은 47년간의 공부를 매듭짓고 학교 밖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졸업의 의미다.

박 교수는 2009년 상록연구대상을 수상하고 2012년 같은 상의 수상자 선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학계에서 인정받는 농업수자원 분야의 석학이다. 농업대학의 교수였던 선친 아래 박 교수와 형제들은 자연스레 농사에 관심을 가졌고 막내 동생을 제외한 다섯 형제는 농업대학에 진학했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의 유학 시절에 농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한 그는 “농업수자원 분야에서 우리나라 제일의 전문가가 될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연구 인생에서 물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농업용수가 많이 쓰이는 만큼 이에 따른 개발과 관리가 중요하다”며 관련 분야 연구의 책임이 막중함을 역설했다. 특히 하수처리수의 농업용수 재이용 기술은 자타가 공인하는 박 교수의 연구 성과다. 이 연구 덕분에 이전까지는 하천에 버려졌던 방류수가 실제 농경지에 농업용수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의 순환에 관해 박 교수가 20여 년간 구축한 데이터는 오늘날 수립되는 수자원 계획의 발판이 되고 있다.

박 교수는 졸업생들이 사표로 꼽을 만큼 존경받는 스승이기도 했다. 그는 “인기 있는 교수보다는 같은 자리에서 꿋꿋이 연구하는 모습으로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며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교수로 학생들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퇴임 후 지금도 몸담고 있는 그린에코공학연구소에서 소장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문 분야에서의 일 이외에도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요리나 사진 촬영 같은 활동도 접해보고 싶다”고 관심을 내비쳤다.

박 교수는 후학을 위한 당부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요즈음 학생들은 성취동기가 강해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소한 일에 연연해하지 말고 길게 봐야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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