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유승의 기자 july2207@snu.kr

 이준구 교수는 재정학과 미시경제학을 평생의 연구 분야로 삼았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어떻게 하면 경제 발전을 이루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온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재정학을 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재정학이란 정부의 경제적 역할 전반을 다루는 학문”이라며 “현대 경제는 시장과 정부가 경제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가 역할을 잘 수행해야 좀 더 잘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제학도의 필독서’라 불리는 여러 편의 경제학 해설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1989년 집필한 『미시경제학』을 필두로 현재까지 『경제학 원론』, 『재정학』 등의 연구서를 썼으며 이 책들은 수많은 강의의 교과서로 활용될 만큼 널리 읽혀왔다.

이 교수는 모교 사랑과 제자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처음 뉴욕 주립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4년이 채 안돼 모교로 돌아왔다. 그는 “항상 모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꿈꿨다”고 말하며 서울대로 부임해왔을 때를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제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홈페이지까지 만들기도 한 그는 “한국 학생은 모두 내 후배라는 생각에 미국 학생보다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제자 사랑은 짝사랑에 그치지 않았다. 2010년에는 몇몇 제자들이 그를 사모하는 팬클럽을 결성했으며, 올해는 제자 28명이 그와의 인연을 추억하는 『꽃보다 제자』라는 제목의 퇴임 기념 문집을 출판했다. 그는 뜨거운 인기에 대해 “모두 큰 즐거움이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대학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수여받은 그는 퇴임 후에도 한결같은 길을 걸을 예정이다. 그는 4권의 저서를 5년마다 개정할 계획이며 명예교수로서 5년 동안 매 학기 하나의 강의를 맡아 후학을 양성하는 일을 계속하게 됐다. “취미 생활을 즐길 여유는 좀 늘어날 것”이라며 웃는 그는 기자에게 퇴임 기념 문집과 함께 손수 서울대 교정을 사진으로 찍어 제작한 달력을 자랑스러워 하며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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