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뉴시스 photo@newis.com

 “서울대에서 보낸 시간은 항상 나와 함께 할 것”이라는 스벤 호트 교수는 “전 세계에서 온 탐구심 넘치는 학생들에게 사회복지학을 가르칠 수 있어 뿌듯했다”며 정년퇴임 소감을 전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대 교수를 거쳐 쇠데르턴대 부총장을 지낸 호트 교수는 1996년 스톡홀름대에서 안상훈 교수(사회복지학과)를 가르친 인연으로 서울대 전임교수로 부임하게 됐다. 그의 주요 연구 분야는 스웨덴의 복지 모델이다. 호트 교수는 “스웨덴은 유럽 국가 중에서도 공동체의 기여와 사회구성원들의 신뢰가 잘 구축된 복지국가”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복지국가의 핵심은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세에 있다. 호트 교수의 고향인 스웨덴에서는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소득의 약 30%를 세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상위계층의 소득세를 올려 지속가능한 조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복지국가 성공의 비결”이라며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세금 관리자인 정부에 대해 신뢰를 갖는 것과, 세금 납부 시의 혜택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호트 교수는 한국에서 복지 확대가 이뤄지려면 세수 확보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철만 되면 여야 할 것 없이 골몰하는 복지 경쟁에 대해 그는 “정책으로 제시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그들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며 “복지 확대만 이야기하고 누구도 부담하지 않으려 하면 결국 스페인이나 그리스처럼 국가 전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복지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는 소득 상위계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며 “‘더 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책임을 부담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결코 복지 확대를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곧 한국을 떠난다는 호트 교수는 “서울대, 서울, 한국은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돌아오고 싶은 곳”이라며 교정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그의 말에서 한국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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