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명주 기자 diane1114@snu.kr

 캐비넷에서 장교 계급장을 꺼내 보여주며 자신을 “군기 ‘팍’ 든 교수”라고 소개한 홍두승 교수는 “35년간의 교직 생활이 개인적으로 매우 복되고 보람된 생활이었다”고 정년퇴임 소감을 밝혔다.

홍 교수는 한국국방정책학회 회장과 한국사회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사회학계에서 명망 높은 학자다. 그는 특히 ‘사회 계층과 불평등’과 ‘군대사회학’ 두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계층문제에 대해 연구해온 홍 교수는 “사회정책이 양극화 해소에 맞춰지면 사회가 하향평준화될 위험성이 높다”고 우려하며 양극화 해소보다 빈곤의 세습과 부의 세습을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의 다른 연구 분야인 군대사회학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그는 군대사회학에 대해 “우리나라와 같이 거대한 규모의 군을 갖고 있고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매우 중요한 주제”라며 “군을 사회학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군과 시민사회와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사회학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군 자녀 교육과 관련한 활동에도 큰 관심을 가져왔다. 활동의 일환으로 그는 지난해 3월 경기도 파주시에 군 자녀를 위한 최초의 전교생 기숙형 고등학교를 건립했다. 홍 교수는 “직업군인은 직업 특성상 이동이 잦아 자녀들 역시 학교를 자주 옮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학교를 짓게 된 계기를 밝혔다.

홍 교수는 사회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회학이 ‘전문가들만의 잔치’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사회학에서의 학문적 성과와 사회학적 안목이 우리 사회의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는 데에 좀 더 쉬운 용어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사회학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하고 사회학의 효용성을 높이는 일은 사회학 종사자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35년간 근무해온 교직을 떠나면서도 사회학이 현실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는 그의 모습에서 사회학자의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