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신윤승 기자 ysshin331@snu.kr

 최병인 교수의 연구실은 이사 갈 준비로 한창이었다. 최 교수는 서울대를 떠나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중앙 의료기관과 연구기관이라는 명칭이 주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 섭섭하다기보다는 홀가분하다”며 웃어 보였다.

아시아 복부영상의학회와 아시아-오세아니아 영상의학회(AOCR) 회장에 재임 중인 최 교수는 한국 영상의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영상의학의 지도자다. 최 교수는 AOCR의 본부를 한국으로 영구적으로 유치하며 한국 영상의학의 발전을 이끌었다.

최 교수는 논문을 쓰기 시작한 무렵부터 한국 영상의학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는 “우선 우리나라가 속한 AOCR을 발전시켜 한국이 다른 선진국과 상호 교류가 가능하게 만들고자 했다”며 “현재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AOCR의 중심지”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최 교수가 영상의학의 길을 걷게 된 것에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연이 있다. 그는 “예과 시절 미술 동아리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폴 세잔의 인상주의에 매료됐다”며 “이를 계기로 수리적인 이론과 미술이 한데 어우러진 영상의학에 빠지게 됐다”고 영상의학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최병인 교수는 학생들이 갖추어야 하는 자세로 국제적 요구에 맞출 수 있는 전문성과 국제적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 상생하는 ‘세계인’이 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희망사항은 청출어람”이라며 학생들이 자신을 뛰어넘는 학자가 됐으면 하는 소망을 내보였다.

“퇴임 후에는 지금보다 지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삶이 됐으면 한다”는 최 교수,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낭만을 꿈꾸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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