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신윤승 기자 ysshin331@snu.kr

 학생들을 가르친 지 30여 년, 권오승 교수는 정년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의무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로움에 매우 기쁘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많은 교수들이 권 교수의 가르침을 받아 ‘권오승 사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권 교수는 학계에서 인정하는 한국 경제법의 개척자다. 권 교수가 경제법 교수로 재임할 당시 전국에서 경제법을 가르치는 학교는 서울대뿐이었다. 그는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강의했지만 열정적으로 수강하는 학생은 매우 적었다”며 “초창기 대한민국 경제법은 매우 초라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주요 대학에 경제법 전임교수가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 경제법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가 학계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6년부터 2년간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시장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공정거래위원장 재임 당시 순환출자 금지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권력만으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충분한 연구와 합치된 민의가 모였을 때 바람직한 경제 질서를 위한 정책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학교에서 충분한 연구 성과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미국, 유럽에만 관심을 갖고 주변 아시아 국가들과 소원한 한국 사회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우리가 이룩한 경제발전의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한국에 관심이 많다”며 “그들과 함께 하다보면 우리 것에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아시아 주변 국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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