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소녀, 한국의 제니퍼 존스를 꿈꾸며
컬링 소녀, 한국의 제니퍼 존스를 꿈꾸며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5.03.01 0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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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유승의 기자 july2207s@snu.kr

겉보기엔 여린 소녀의 모습이지만 얼음판 위에서는 거대한 돌덩어리의 배열을 지휘하는 지배자. 고등학교 시절부터 컬링을 시작해 부산시 여자고등부 대표선수인 최예진(사회복지학과 15) 씨는 올해 사회복지학과 새내기가 됐다. 그는 “간절히 바라던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감사하고 기쁘다”며 수줍게 입학소감을 전했다.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된 컬링은 이제 그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됐다. 최 씨는 “컬링이 생소한 스포츠이다 보니 ‘나만의 운동’을 가질 수 있다는 호기심에 시작하게 됐다”며 “다른 운동과 달리 체력을 많이 요구하는 운동이 아니고 고도의 작전을 이용하는 전략 싸움이기에 학업과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잘했어요, 언니’와 같이 서로 격려하는 말이 오가며 항상 팀 분위기가 즐겁다는 것이 컬링의 큰 매력”이라며 컬링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컬링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최 씨의 컬링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는 ‘2014 경상북도지사배 컬링대회’와 ‘제14회 회장배전국컬링대회’ 등 여러 전국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뒀고, 최근 출전한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선 동메달을 수상했다. 최 씨는 “고등학생 시절의 마지막 경기에서 동메달까지 수상해 좋은 마무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컬링을 늦게 시작해 실력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최 씨. 열악한 연습환경도 그를 괴롭히는 악조건이었다. 그는 “부산에는 컬링 연습장이 없어 아이스하키나 피겨스케이팅 선수들과 같은 공간에서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대학에서도 컬링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최 씨는 “학기 중에는 가까운 태릉에서 연습하고 방학에는 친구들과 호흡을 맞춰 부산시 일반부 대표로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그는 컬링 선수이지만 사회복지학과의 새내기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 지역아동센터에서 교육봉사를 진행했던 최 씨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준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이를 센터장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한 것에 의문을 품은 적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의라 할지라도 일회적인 물질적 지원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센터 나름의 방침이 있었던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일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보다 큰 도움을 주고 싶어 자연스레 사회복지에 관심이 생겼다”고 전공을 정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대학에 와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친구들과 함께 해외봉사를 가는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최 씨는 대학에 진학해서도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는 “교육봉사활동을 계속 이어가거나 노인, 장애인 복지에 관한 활동도 하면서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생각해볼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롤모델로 올림픽 컬링 금메달 리스트이자 변호사인 ‘제니퍼 존스’를 꼽으며 사회복지연구원이 되고자 하는 꿈을 밝혔다. 최 씨는 “제니퍼 존스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목표”라며 “컬링 선수이자 ‘생산적 복지’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컬링 연습이 학업에 지장이 되지 않기 위해 수업에도 더 집중하게 됐고,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사용했다”며 “컬링을 하면서 더욱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하나의 약점을 다른 하나를 통해 보완하면서 어려운 일들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하는 최 씨. 그의 모습에서 앞으로의 대학생활이 하우스를 넘어 티 안에 정확히 정지하는 컬링 스톤과 같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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