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그리고 20대
미생, 그리고 20대
  • 대학신문
  • 승인 2015.03.01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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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중 석사과정
법학전문대학원

‘너희 학번은 왜 이렇게 놀지를 않냐?’ 신입생일 때 선배들에게 종종 듣던 말이다. 그리고 이젠 선배가 된 입장에서 신입생들을 보면 ‘요즘’ 신입생들은 정말 놀지를 않는 것 같다. 비교적 널널하게 수업을 듣던 이전과는 달리 수업시간에 지각, 결석하는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다들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 보면 이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지금 신입생이었다면 이들과의 학점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수업을 들을 때에도 신입생이 많은 교양수업보다는 고학번이 많이 수강하는 전공수업이 시험을 준비할 때에는 마음이 더 편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 문제다’라는 말이 고대부터 있었던 것처럼 ‘요즘 신입생들은 놀지를 않는다’고 선배들이 말하는 것도 항상 있어왔던 일이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요즘 신입생들은 놀지를 않는다’는 말이 이전부터 있어왔던 말은 아닐뿐더러 지금 신입생들이 우리 때보다 ‘놀지 않는’ 원인과 내가 선배들 때보다 ‘놀지 않았던’ 이유와 같았기 때문이고, 지금 우리 학번이 그 원인이 되는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꿈이 없는 젊은이들’, ‘3포세대’ 현재의 청년들을 지칭하는 단어들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정말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자신이 힘들어하는 원인을 자신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으로만 돌리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주변에서 종종 들리는 푸념이다. 이 말에는 과거와는 다른 현재 대학생들의 개인주의적인 성향, 사회적인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순응해버리는 모습 등에 대한 안타까움이 섞여 있을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 대학생은 한국 현대사에서 사회를 이끌어가던 주역이었고 당시 사회에서는 대학생을 어른으로 인정해주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생들은 아직은 부모의 돌봄을 받는, 어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드라마 ‘미생’은 작년에 가장 성공한 드라마 중 하나였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장그래는 26세로 대한민국 남성을 기준으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나이다. 그리고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미생’은 바둑 용어로 해당 돌이 아직 완전히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데 이는 현재 20대 청년들의 상태를 잘 드러내주며, 드라마의 내용이 현재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대학입학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문제도 같이 해결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20대들에겐 아무것도 보장된 것이 없다. 독립의 여부를 성인으로 인정받는 기준이라고 했을 때 현재의 대학생들은 성인으로 인정받기는 힘들다. 한마디로 ‘완생’이었던 과거의 대학생들과는 달리 현재의 대학생들은 ‘미생’인 것이다. ‘바리케이드를 치든 짱돌을 던지든’ 현재의 20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기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든 현재의 미생들에게 너희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너희 스스로가 ‘사회를 바꿔라’는 말은 너무나 무책임한 말 같다. 현재 청년들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는 더 무거워졌다. 20대라는 이유로,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미생들이 지고 있는 짐들을 당연하다고 보지 말고 사회 전체가 다 같이 짊어져야하는 짐으로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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