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은모 강사
교육학과

곧 있으면 프로야구시즌이다. 아마도 야구팬들은 저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우승을 바라며 벌써부터 개막식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나도 응원하는 팀과 선수가 올해도 선전해주길 바라며 관련 기사들을 뒤적이다 작년 기록을 찾아보고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팀의 장타율과 선수의 타율! 시즌 최고 타율을 자랑하는 30여명의 타자들의 타율은 고작 3할대에 머물러 있었다. 3할대 타율은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열 번 중에 세 번 정도만을 성공하고 나머지 일곱 번은 매번 실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일곱 번이나 실패했다고 나무라는 야구팬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우수한 선수라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팬들이 더 많다. 나만해도 응원하는 선수가 공을 못 맞춘다고 화내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더 맞춰주기를 바라며 응원한다.

아이러니한 일은 여기서부터 일어난다. 야구선수에게 한없이 넓은 우리 마음은 시험지를 받아드는 순간 달라진다. 열 번의 타격 중 세 번 정도만을 겨우 성공하는 타자에게는 우수하다고 칭찬하면서 열 문제 중 세 문제만을 맞춘 중간고사 시험지를 받아 들고는 한없이 좌절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학생 자신만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큰일이라도 난 듯이 점수를 들고 안절부절못하는 부모님과 선생님이다. 초등학교 시절 내가 받아쓰기에서 20점을 받아왔을 때 부모님의 그 놀란 표정을 난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받아쓰기에서 틀린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어떤 부분을 더 학습해야 할지 고민하면 다음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어떻게 20점을 받을 수 있냐고 혼만 났던 나는 틀린 문제 가득한 시험지를 분석하기는커녕 그날 이후 어떻게 하면 받아쓰기를 피할 수 있을까 매일 고민했다.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의 팀과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야구선수들이 자신의 타율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겨울 캠프 내내 자신의 타격 자세와 날아오는 투수의 공을 끊임없이 분석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것과 다른 결과다. 이처럼 같은 실수라 하더라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

이상적인 목표와 기대 사이 불일치의 기제가 되는 실수를 대하는 태도는 크게 실수 예방과 실수 관리 두 가지 관점으로 나뉜다. 실수 예방 관점은 실수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태도를 의미하는 반면, 실수 관리 관점은 일련의 배움 과정 속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실수를 성장의 기회로 삼을 것을 강조한다. 즉, 시험에서 30점 맞았다고 비난하는 우리의 학습 상황은 예방적인 관점에서 실수를 바라보고 있으며, 3할 대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에게 한 번이라도 더 공을 맞추라고 응원하고 격려하는 야구는 관리적인 관점에서 실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관점의 차이가 누군가에게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또는 빼앗아버리기도 한다.

처음 두발자전거를 타던 날을 떠올려보자. 중심을 못 잡아서 넘어지기를 몇 번 한 끝에야 자유롭게 탈 수 있었던 두발자전거를 배웠던 시간들처럼, 우리의 지식도 하루하루 시행착오를 거치며 단단하게 쌓여가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가까운 미래에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여러 문제를 마주하며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말이다.
2015학년도 새 학기, 수강하는 수업들은 보다 나은 내일의 꿈을 이루어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는 생각을 항상 잊지 말자. 배움의 과정에서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기에 실수는 피할 수 없기 마련이다.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원하는 시험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보다 점수가 낮다고 점수만 보면서 좌절하지 말고 낮은 점수가 담고 있는 정보들을 놓치지 말고 발전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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