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서울대 동아리 축구리그 ‘S-리그’

지난한 겨울을 이겨낸 관악캠퍼스에 역동적인 움직임이 꿈틀거린다. 그 중심에는 겨우내 묵혀뒀던 그라운드에서의 열정을 드러낼 서울대 동아리 축구리그 ‘S-리그’가 있다. 오는 14일(토) 개막과 함께 1년간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S-리그의 발자취와 운영방식, 그들만의 매력을 알아보자.

▲ 삽화: 정세원 기자 pet112@snu.kr

다양한 팀들과의 진검승부=S-리그는 2011년에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서울대 축구동아리의 축제로 동아리 간 보다 많은 경기를 치르기 위해 출범했다. 전 S-리그 디렉터 오승탁 씨(자유전공학부·11)는 “학교에 많은 축구팀들이 있는데 대운동장에서 공식적인 경기를 치를 기회가 적었다”며 “친선경기를 할 필요성을 느껴 자연대가 주도해 리그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12개 팀, 500명의 선수로 시작한 S-리그는 작년 기준 18개 팀, 1200명의 선수가 등록될 정도로 성장했다.

S-리그는 매년 새로운 경기 방식을 통해 참가 팀들이 최적의 방법으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작년에는 풀리그 방식을 채택해 참가팀 모두가 서로 경기할 수 있었고, 풀리그 결과 상위 6개 팀이 6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그 결과 158경기가 열려 많은 경기를 원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었다. 작년에 S-리그에 참여했던 ‘P.O.S’의 윤길현 씨(체육교육과·12)는 “모든 동아리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게임을 할 기회가 생겨 동아리 간에 실력을 증진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S-리그는 1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총장배 구기대회(총장배)와 종합체육대회와 같은 단기간의 대회가 아쉬운 축구인들을 달랜다. 오승탁 씨는 “S-리그는 학기 내내 진행되고 여러 팀들과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의 학내 체육대회를 보완할 수 있다”며 “다양한 팀들과 경기할 수 있는 점이 다른 대회와 차별되는 S-리그의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 사진제공: S-리그

S-리그의 이러한 목표는 체육부의 도움으로 그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종합운동장의 경우 경기장 예약시간에 신청자가 몰려 예약하기 어려운데 체육부에서 S-리그가 열리는 시간대에 우선예약을 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승탁 씨는 “2012년 말 체육부에서 학생들의 리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운동장을 지원해 줄 의사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며 “2013년부터 S-리그 우선예약이 가능해져서 효율적으로 리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리그=S-리그는 참가팀의 대표자들로 구성되는 대표자회의와 S-리그부를 통해 운영된다. 1년에 3~4회 열리는 대표자회의에서는 신규팀 가입에 대한 의결, 예산 심의 등 리그 전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지난주 목요일 열린 개막 전 대표자회의에서 신규 2팀으로 ‘미쳐스’와 ‘셀유’가 추가됐고 의대 축구부는 탈퇴의사를 밝혀 2015년 S-리그는 총 17팀으로 이뤄지게 됐다. 올해 경기방식은 이번주 열리는 대표자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5명으로 구성된 S-리그부는 경기를 기록하고 운동장을 예약하는 등 실무행정을 담당한다. 인원이 제일 많고 우승경험도 많은 중앙동아리 ‘싸커 21’이 학내 축구동아리 대표의 성격으로 S-리그부를 담당하고 있다.

S-리그는 행정적인 절차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예를 들어 경기를 보는 주심 1명, 부심 2명, 대기심 1명의 심판진 모두 S-리그에 참가하는 학생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학생들은 전문가가 아니므로 판정에 대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에코플러스’ 정두영 씨(언론정보학과·11)는 “축구규칙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부심을 보는 경우 오프사이드 논란을 피할 수가 없다”며 학생들에 의한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승탁 씨는 “판정의 질에 대한 항의가 많아 각 팀 대표자 인원을 꾸려서 단체로 3급 심판 연수를 받을 계획도 있다”며 “심판의 자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계속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내 구성원에게 다가가고자=S-리그는 작년 페이스북 페이지를 새로 개설해 일반 학생들에게 경기결과를 알리며 홍보하고 있다. 오승탁 씨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결승전으로 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일반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며 “이번에 리그 로고를 공모하는 것도 5년 차가 된 S-리그를 대외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얼굴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S-리그는 축구 동아리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그들이 겪는 문제점을 공론화한다. 2주 안에 경기를 마쳐야 하는 총장배의 경우 경기 간 휴식기간이 단 하루밖에 없는 문제가 제기되곤 했는데, S-리그 측에서 체육부에 문제해결을 촉구해 그 다음 학기 열린 종합체육대회부터는 휴식기간을 늘릴 수 있었다. 오승탁 씨는 “S-리그를 통해 축구동아리 간 소통의 구심점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학생사회의 활력이 떨어진 현재 상황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단체가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리그는 올해부터 새로운 웹 플랫폼을 기반으로 삼아 리그 전반의 재미를 더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에는 선수 등록, 경기 기록 등의 요소가 포함돼 있어 리그자체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게 된다.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경기 정보를 인터넷 축구게임의 준비화면처럼 배열할 수 있어 경기를 관람하는데 게임적인 요소가 더해질 예정이다.

학내 축구인들 사이에서 꼭 참가해야만 하는 축구리그로 자리 잡은 S-리그는 모두가 즐기는 대회가 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임 S-리그 디렉터 우희창 씨(바이오소재공학·10)는 “4년 동안 S-리그가 진행돼 오면서 체계가 많이 잡혔다고 생각한다”며 “S-리그가 학생들이 찾아와 응원하며 즐길 수 있는 리그가 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이번 주 토요일 종합운동장에서 개막하는 S-리그를 관전하며 그들의 축구를 향한 열정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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