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년 전부터 한반도와 중국 동북지방은 동일 문화권”

▲ © 강정호 기자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신석기 유적의 빗살무늬 토기 발굴의 성과는 무엇인가.

중국 네이멍구 신석기 유적 지역인 싱룽와 유적 최하층에서 지자문(之字文) 토기보다 오래된 빗살무늬 토기들이 대거 발굴됐다. 이번에 발굴된 토기는 기원전 6천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바닥이 평평한 평저형으로 표면 윗부분에는 점문ㆍ선문ㆍ사격자 무늬가, 아랫부분에는 빗살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까지 동북부 지역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토기는 기원전 5500년경 제작된 지자문 토기였다. 그러나 이번 발굴로 인해 동북부 지역 토기 발달의 최고(最古) 단계가 그보다 500년 앞선 빗살무늬 토기임이 밝혀졌다.

 

▲발표한 연구 내용이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해 어떤 의의가 있나.

 중국 학자들은 그동안 신석기 시대 황허 지역의 채색토기 문명을 한족 문명으로, 중국 동북부 3성 지역의 갈색토기 문명은 별도의 중국 문명으로 분류해왔다. 이에 한국 일부 학자들이 갈색토기의 갈 지(之)자 무늬가 한반도 빗살무늬 토기의 기하학적 문양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지역이 같은 문명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나무토막 등으로 눌러서 제작한 갈지자 무늬와 날카로운 시문구(무늬를 새기는 도구)로 새긴 빗살무늬의 제작 방식 차이를 설명하지 못해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굴된 중국 동북부 지역의 빗살무늬 토기는 한국의 신석기 유적지인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 유적 등에서 나온 토기와 매우 유사하다. 날카로운 시문구로 무늬를 새겨 넣는 제작 방식이 비슷할 뿐 아니라 무늬 요소에도 공통점이 많다. 또 둘 다 갈색 평저형 계통의 토기로, 굽는 과정에서 토기가 깨지지 않도록 같이 넣는 혼입재로 활석이 사용됐다. 이는 한국 빗살무늬 토기 제작방식의 고유한 특성이다.

반면 한족 문명의 채색 토기는 대개 받침이 있고 채색돼 있어 한국의 것과 전혀 다르다. 따라서 빗살무늬 토기를 통해 중국 동북부 지역과 한반도가 동일 문화권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는 동북아 지역이 고구려의 영토였다는 점을 미뤄볼 때 고구려의 문화가 중국과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중국 동북부서 발견된 토기 한반도 빗살무늬토기와 유사

 

 

▲학술 대회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일대가 고대에 동일 문화권이었음을 증명하는 다른 사례가 발표된 바가 있는가.

강인호 객좌 연구원(베이징대)이 러시아 연해주 카마 신석기 유적에서 발굴된 빗살무늬 토기가 한반도의 빗살무늬 토기와 유사하다는 점을 발표했다. 연해주에서 발굴된 토기는 기원전 3천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바닥이 뾰족한 첨저형이다. 이런 형식의 토기는 그동안 한반도의 청천강 이남에서만 출토됐으며 기원전 4천년경 전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연해주 지역 역시 한국에서 번성했던 빗살무늬 토기문화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역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가장 중요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역사를 연구할 때 문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역사 연구의 밑바탕에는 고고학적 성과와 그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흩어져 있던 고구려 유적을 발굴하고 연구해서 고구려 역사가 우리의 것임을 증명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국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 우리가 얻은 성과들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에 대한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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