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복수전공 신청은 수강신청 이후에 진행되는데, 이러한 방식은 명확한 문제를 갖고 있다. 자신이 복수전공을 신청한 과에 합격할지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로 해당 학과의 수업을 듣는다는 점이다. 본인이 졸업까지 많은 학기가 남아있다면 상관 없겠지만 그것이 아닌 경우 이는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올해 4학년이 되는 필자가 경제학부를 복수전공하고 졸업하고자 경제학부 수업들을 신청한 후 경제학부 복수전공에 지원했으나 합격하지 못한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 경우 필자가 갖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복수전공으로 경제학부를 택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다음 복수전공 신청기간에 다시 지원하기로 계획하고 경제학부 수업을 듣는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 기존에 수강신청한 수업을 변경기간에 모두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복잡하며 다른 전공 수업들의 정원이 다 차있을 가능성도 높다. 두 번째 경우에는 복수전공을 다시 신청한다 해도 합격의 보장이 없기 때문에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복수전공 신청의 합격 여부가 대다수 과의 경우 사실상 학점으로 결정되고 현재로서는 이것이 가장 객관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불만을 갖기는 힘들다. 하지만 수강신청 전에 복수전공 신청의 합격 여부가 발표된다면 첫 번째 문제의 경우 미리 다른 전공의 복수전공을 계획해 수강 계획을 짤 수 있을 것이며 두 번째 문제의 경우도 전략적인 재수강 계획을 짜는 등의 방안을 ‘미리’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 복수전공 신청기간과 수강신청 기간을 조정하는 데 어떤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복수전공 신청과 수강신청 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많은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박우현
언어학과·10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