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명주 기자 diane1114@snu.kr

조흥식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교수의 위상과 권익 강화 △소통과 연대의 지성 공동체 형성 △교수 복지제도의 구축 △교수협의회(교수협)의 열린 행정 운영 △법인화법의 합리적인 개정을 5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교수협이 평의원회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하고, 본부 집행부나 이사회에 대한 견제와 협력을 이어가 교수의 권익 보호와 복지 등을 위해 많은 일을 해내도록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교수협 회장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법인화 추진 과정에서 교수사회는 법인화에 대한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법인화법 내용 자체가 교수들의 기대와 많이 달랐다. 이사회가 학교 운영에 관한 대부분의 권한을 갖고 있기에 일반적으로 교수들이 생각하는 자율화된 법인대학과는 차이가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의견이 학교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교수들이 지성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존심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던 중에 2년 동안 학교에 봉사하고 퇴임하는 것이 어떠냐는 동료 교수들의 조언을 받아 출마하게 됐다.

교수협의 역할과 지향해야 할 방향은=앞서 말한 것처럼 지성 공동체로서 가져야 할 자존심을 높이고 지켜나가는 일에 힘쓰려 한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교수사회의 합의와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최대한 교수들과의 소통을 이어가 교수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교수협에 반영해나갈 것이다. 또 총장을 비롯한 집행부, 이사회와도 자주 만나 교수들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때로는 학생회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를 교수 사회와 공유하려 한다.

회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가장 우선되는 사안은 법인화법 개정이다. 이는 단지 교수협만의 문제가 아닌 본부와 많은 대화가 필요한 사안이다. 때문에 지난 3년간 나타난 법인화의 명과 암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평가 작업과 관련해 토론회나 심포지엄의 개최도 고려 중이며 필요하다면 집행부와 이사회에도 참여를 요청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단일화된 법인화법 개정안을 제시해 개정에 총력을 기울이려 한다. 또 교내 주요 회의의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학교 예산 내역과 회계에 대한 보고를 추진할 생각이다. 물론 교수협에서도 1년에 전기와 후기 두 번에 걸쳐 예산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단과대에 개별적인 교수협의회가 형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현재 서울대에는 의대, 치대, 공대, 농생대 4개의 단과대에만 개별적인 교수협의회가 존재한다. 이것이 다른 단과대에도 확산된다면 전체 교수협의 힘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요 공약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교수 복지에 대해서는 교수의 생애주기에 따라 복지를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복지제도인 ‘생애설계형 맞춤 복지제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교수의 연령대에 따라 30대와 40대는 주거문제, 50대는 자녀 학비문제, 60대는 건강문제에 중점을 둔 복지제도를 준비하는 방식이다. 예산문제는 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해결할 것이다. 또 교수권익옹호위원회를 설치해 교수들이 인권이나 인사, 징계, 법률적 문제 등으로 곤란을 겪지 않도록 도울 것이다. 교수권익옹호위원회는 인권센터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며 교수협의회 위원 중 1명을 대표로 정해 상시 운영할 예정이다.

학내 거버넌스에서 교수협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지=교수협은 총학생회와 마찬가지로 임의기구다. 법인화 이후 집행부와 이사회에 대한 견제의 기능을 평의원회가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의기구인 교수협이 평의원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수들의 의견이 학교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교수협이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와 별개로 앞으로 교수협이 제도적 기구로 포함될지 여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오히려 임의기구로 존재할 때 외부의 불필요한 간섭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 교수협의회’의 위상이 어떻게 자리매김할지는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인생의 마음가짐으로 여기는 말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를 굽혀 좇지 않고 원칙을 고수한다’는 뜻을 가진 『논어』의 한 구절이다. 교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데 힘을 쏟을 것이며 원칙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겠다. 남은 기간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학교에 봉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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