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지원 강사
원자핵공학과

부자학이란 용어가 있으며, 어떤 일간지에는 슈퍼리치라는 별도 세션까지 존재할 만큼 우리들은 부자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왜 부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선망하는가? 돈은 어떤 사람의 삶, 그 모든 측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기 위해서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어떤 부호가 “돈은 내게 곧 자유, 머리로 벌어 가슴으로 쓴다”라는 말을 했듯이...

부자가 되고, 특히 그 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테크가 필수적이다. 그 기본이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부자 3대 가기 어렵다’는 옛말이 있을 만큼 재테크를 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재테크, 즉 자본의 투자와 관리에 관련된 의사결정에는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외부요인들로 인해 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핵심이 안정적인 수입원 확보와 지속적인 수입 확대, 효율적인 지출과 절약, 종자돈 마련과 안전한 투자의 세 가지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제까지 이야기한 부자와 재테크의 관계를 국가 차원의 경제 정책, 특히 에너지 정책에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매우 흥미롭다. 돈이 삶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듯이, 에너지도 다양한 측면에서 국가 전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모든 국가는 물, 식량과 함께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최우선시 하며, 이는 한 국가가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재테크를 잘해야 잘살고 부자가 되듯이, 에너지 정책을 잘 수립해야 장기적으로 선진국, 부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정책은 이렇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효율적인 소비를 위한 국가차원의 의사결정이다. 그런데 모든 에너지원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단점이 없는 에너지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석유, 석탄, 가스, 원자력, 신재생 등 여러 에너지원을 마치 재테크의 포트폴리오와 같이 그 각각의 특성에 따라 최적 비율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에너지 믹스’(Energy Mix)라 한다. 한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이러한 최적의 에너지 믹스를 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으며, 간단히 말해 3E+S의 4가지가 핵심이다.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 and Stability), 경제성(Economic Feasibility), 환경친화성(Eco-friendly), 안전성(Safety)이 그것이다. 위에서 말한 재테크의 기본과 비교해보면 매우 유사한 점이 많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체계를 갖추고 이를 경제규모에 맞추어 확대해 나가야 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절약해야 한다. 또한 우리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에너지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한편, 재테크와 관련된 근거 없는 이야기가 많은 것처럼, 에너지와 관련된 이야기도 잘못되거나 과장된 것이 많다. 기본에서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 사람이 가진 돈과 처한 상황에 따라 재테크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 것처럼, 에너지 정책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나라가 보유한 자원과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급률이 세계 최저 수준인 자원 빈국이며, 북한과 인접한 관계로 지리적으로는 섬과 같은 특수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정책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재테크를 잘해야 부자가 될 수 있듯이, 에너지 정책이 잘 마련되어야 부국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Energy for Future Presidents)란 책이 있다. 집안에서 재테크를 주로 가장이 하듯, 한 국가의 리더는 에너지 정책을 잘 알아야만 한다. 에너지 정책을 바로 알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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