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125주년 세계 노동절 집회

▲ 사진: 신윤승 기자 ysshin331@snu.kr

노동절 맞아 집회 연 양대 노총

고용유연화 중심의 노동 정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편안에 크게 반발

 

125주년 세계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금)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대규모 집회를 열고 현 정부의 반노동 정책과 일방적인 노동시장 구조 개편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015 세계노동절대회’를 열었다. 5만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저지! 노동시장 구조 개악” “쟁취! 최저임금 1만원” 등을 외치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오민규 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실장은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추진 중인 구조 개악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저시급 인상을 꺼리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애초에 최저시급이 1만원이 된다면 영세 자영업자는 자영업 대신 최저시급을 받으며 일을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회가 끝난 후 조합원들은 광장에서 종로 일대로 행진을 시작했다. 그런데 행진 중 일부 조합원들이 예정돼 있던 경로를 벗어나 청와대로 향했고 경찰이 차벽 설치와 물대포로 대응하면서 조합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한편 여의도 문화마당에선 오후 2시부터 한국노총이 주최한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저지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5·1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한국노총 소속 10만여명의 조합원들은 이번 노동시장 구조 개편안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라는 당초의 취지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투쟁사를 맡은 전국금속노동자연합회 김만재 위원장은 “정부는 이번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악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강행하고 정년 보장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으며 파견업종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노동조건 악화를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전반적인 반노동 정책 기조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노동정책의 초점이 경영계가 요구하는 고용유연화에만 맞춰져 있을 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근로조건 개악 저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생존권 박살내는 박근혜 정권 규탄한다!”는 구호를 연달아 외치기도 했다. ‘정부의 노동탄압지침, 일방해고, 성과연봉제’가 적힌 현수막을 태우는 퍼포먼스는 집회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이날 한국노총은 집회를 마무리하며 △6월 전국 총파업 성사 △최저임금 현실화 및 청년실업 해소 △양대 노총 연대투쟁 등을 결의했다.

양대 노총 외에도 노동절을 맞아 독자적인 행사를 개최한 단체들도 있었다. 오전 11시 30분 서울 보신각 앞에서는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이 주최한 ‘제3회 알바데이’ 행사가 진행됐다. 알바노조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노동자 처우 개선과 최저시급 인상 등을 요구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극단적인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패스트푸드 업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맥도날드는 숫자로만 통제되는 하나의 공장”이라며 “생각하는 인간은 필요 없고 동작 빠른 기계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선 춤과 노래 등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1인조 인디밴드 하늘소년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풍자한 ‘대한청년 블루스’ ‘장가도 못 갔네’ 등의 노래로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행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종로 일대를 행진하던 중 인근 맥도날드 매장을 기습 점거해 구교현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