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장애인권 동아리 턴투에이블은 본부와 만나 저상버스 재도입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본부에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2012년 서울대에는 교내·외를 순환하는 5516번 버스가 저상버스로 도입돼 장애학생들의 이동을 도왔다. 그러나 학내 순환도로의 과속방지턱이 높아 저상버스 하단부가 손상된다는 이유로 2013년 저상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턴투에이블은 “서울대 내에 과속방지턱이 유난히 많으며 그중 일부는 과도하게 높아 저상버스의 하단부가 손상을 입는다”며 “5516번 저상버스가 운행을 그만두면서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정문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정소라 직원도 “휠체어를 타는 장애학생이 10명이 넘는데 본부는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어 저상버스가 달리 필요 없다는 입장”이라며 “셔틀버스 1대를 10명이 넘는 학생이 이용하는 데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고, 일과시간 동안 학교 안만 운행해 불편함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턴투에이블은 서울대 내의 과속방지턱이 표준 규격보다 높은 점을 지적하며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조정해줄 것을 본부에 요구했다. 턴투에이블 소속 이화영 씨(통계학과·09)는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표준규격’에 따르면 국내 과속방지턱 권장 높이는 10cm”라며 “하지만 서울대 내 과속방지턱 중에는 10cm를 초과하는 것이 매우 많고, 정문 앞 요금정산소에 있는 과속방지턱은 높이가 13.4cm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5516번 버스가 순환하는 도로에 기준치보다 높게 설치된 과속방지턱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부는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낮출 경우 차량의 과속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캠퍼스관리과 고광석 행정관은 “과속방지턱이 완만해지면 차량이 감속하지 않는다”며 “차량 과속으로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고 과속방지턱을 더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있어 과속방지턱을 손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시설지원과 권정일 담당관은 “과속방지턱 공사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예산 확보 문제도 있어 지금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다가 본부가 지나치게 높은 과속방지턱에 한해 재설치하는 안을 제시했고 턴투에이블이 이에 동의해 간담회가 마무리됐다. 권정일 담당관은 “과속방지턱 중 오래된 것이 많아 재설치가 필요하기는 하다”며 “우선 높이가 12cm 이상인 다섯 개의 과속방지턱을 재시공하고, 이후 저상버스를 운행하면서 문제가 되는 곳은 따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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